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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남서부 사막지대에 자리 잡은 아리조나주는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이번 대선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선거인단 11명이 걸린 아리조나주는 2016년 대선까지만 해도 딱히 경합주로 분류되지 않았다. 

1952년부터 2016년까지 치러진 17번의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16번이나 승리했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후보가 승리한 1996년이 유일한 예외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아리조나는 공화당의 텃밭 성격을 점차 잃기 시작했고, 그 결과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0.3%P 차로 신승을 거두면서 아리조나는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분석 웹사이트 '디시전 데스크 HQ(DDHQ)'는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라틴계와 아메리카 원주민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증가한 점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아리조나주에서 가장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는 마리코파 카운티는 인종적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아리조나를 가져가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마리코파 카운티는 주도 피닉스를 포함하며 아리조나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각각 50.3%대 48.1%로, 표차는 4만5000표였다.

해당 카운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49.4%대 49.1%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살짝 우위였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아리조나주에서는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주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된 인사이더 어드밴티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오차 범위 내 박빙이었다.

단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에머슨칼리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을 가져가면서 해리스 부통령(47.5%)을 오차범위(±3.6%P)를 근소하게 벗어나는 3.7%P 차로 눌렀다.

DDHQ는 4일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을 51%로 내다봤다.

최신 여론조사 평균치를 제공하는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지난달 8일부터 30일까지 아리조나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득표율 평균치는 해리스 부통령이 47%,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라고 집계했다.

아리조나는 남쪽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만큼 이민 문제가 중요한 이슈다.

에머슨칼리지와 더힐이 지난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리조나 유권자들 3분의 1인 31%가 이민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이는 경제(20%)와 주택(11%)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였다.

이를 의식한 듯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9일 피닉스를 방문해 자신이 검사 시절 마약 카르텔과 밀수업자들을 기소했음을 어필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제로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사퇴와 지지 선언 무대로 아리조나주 글렌데일을 선택할 만큼 이 지역의 표심을 중요시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정치자금 모금 이메일에서 아리조나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 연설에서 "불법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로 쏟아지고 있지만 (민주당) 주지사들은 아무 일도 안 한다"고 맹비난했다.

아리조나의 공화당 색채가 옅어진 건 이민자 유입에 따른 인구 구성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아리조나 인구 가운데 히스패닉 비중은 12.8% 증가하고, 반면 백인 비율은 17% 줄었다.

US 뉴스는 2020년 인구조사국(센서스) 자료를 인용, 아리조나의 히스패닉 유권자 비율이 32.5%로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백인 비율은 52.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5.5%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5.2%는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US 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로부터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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