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 낯 선 사람이 그리워지면
나,
바닷가 바위틈에 한뼘 땅을 빌어
등굽고 여윈 소나무 되겠다
갯내 자욱한 바닷바람 외로움 되어
성긴 가지 사이로 흐르는 날이면
나,
먼먼 바다 끝으로 사라져버린
한 점 돛단배되어
외로운 사람 그리운 사람들이 서성이는
항구로 향하겠다
어느 날인가
비릿한 항구 뒷골목에서
벌써 이름잊은 방랑객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백열등 졸고있는 술청에 앉아
바다가 보이는 유리창에 귀기울이면
빈 가슴에는 해조음
빈 술잔에는 슬픈 눈빛 가득하다
영원에 매인 인생은 이리도 외로울까
스치는 눈빛은 왜 이리도 서러울까
바닷가 바위 틈에 서있는 등굽은 소나무
오늘도 하얀 돛단배 향해 눈물뿌리며
낯선 거리 낯선 이들이 서성이는 항구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