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줄 알았지요
그래서 힘을 다하고 살았지요
찾으려고 잡으려고
여름인 줄 알았지요
그래서 꿈도 꾸었지요
뜨거우려고 불태우려고
가을인 줄 알았지요
쾌적하고 시원하려고
계절이 서서히 지나가고
이제는 마지막 끝자락 삶이 다가오면서
겨우 조금 눈치가 채 지네요
세 계절 동안 잡으려 했던
사랑 우정 신의 믿음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아요
그저 돌아 다니지요
그만 힘을 써요
자기 안에서 맴맴 돌아 봐요
그러면 어느덧 행복한 충만한 행복감이 느껴져요
결코 이 시점이 스스로 위로하고 싶은 때가 아니지요
그저 칼바람 결을 지나가며
내몸을 치고 지나간 흔적일 뿐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