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잃어버렸을까
두리번두리번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 곁에서 머물렀던 추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지워지고 있네
그대의 다정한 목소리 기억나지 않고
그대의 우아한 몸짓도 생각나지 않네
나중에 내게
무언가 들려주려 말을 건네는
그 다정함이 생각나지 않아
너를 못 알아보면 어쩔까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조각 가려져 있다고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고 시비할까
애꿎은 너를 두고 할 일 없이 말 쌈하는 것을 보니
실없는 세월 탓만 하는구나
살가운 내 아이들의 웃음소리
자애로운 내 부모님의 말씀
염려해 주는 내 살붙이
다정한 내 친구
이웃의 정겨운 목소리
귀 닫고 입 닫고 발걸음 멈추니
십 리 천 리 먼 길에
둥지 튼 삶이 회한 속에
해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