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구어진 여름 햇살
동쪽문 열고
부릅뜬 눈으로 나아오면
들레지 아니한 밤
잠없는 새벽 이슬
친구들과 꽃잎 위서
마음껏 뒹굴다가
놀라서 숨는구나
어데로 간 겐가
무데기로 묶어 불붙인 촛불
파란문 활짝 열고 나와
그을음 붙잡고 오르는 불길에
양심을 태운다
도덕도 타고 상식도 타니
맑은 공기 밀어낸 가득찬 매운 연기
어찌할 바 몰라하는
소나무 눈물 흘린다
둘러봐도 뵈지 않는
아 평화로이 숨쉬던
아름다운 바람이여
지금은 어디메 머물러
멈춰 서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