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페이' 서비스들이 보편화하면서 스마트폰이 신용카드를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아리조나주의 드라이버 라이센스도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아리조나 주의회의 제프 다이얼 상원의원은 흥미로운 법안 하나를 상정했다.
현재 신분증 형태로 소지하고 다니는 드라이버 라이센스를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자는 것이 그가 발의한 법안의 골자이다.
기존의 종이 또는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에 법적 효력이 있는 디지털 사본을 저장, 물리적인 카드 등을 상시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자는 취지다.
다이얼 의원은 3년 전, 경찰 적발시 종이나 카드형태인 차량 보험증을 경관에게 제시해야 했던 기존의 법을 바꿔 스마트폰에 저장한 보험증 사진 이미지로도 대신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 이를 실제 적용케 한 바 있다.
다이얼 의원은 "주정부가 주민들의 편의를 더욱 고려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드라이버 라이센스는 멋진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저장용 드라이버 라이센스 개발은 이미 진행중이다.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둔 'Morpho Trust'사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드라이버 라이센스가 실제 라이센스와 같은 작용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상에 운전자들의 운전면허증과 차량등록증을 저장하고 디지털 사본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전자 드라이버 라이센스를 지금 당장 스마트폰 속에 집어 넣자는 것은 아니며 일정 기간 시간을 두고 테스트를 거쳐 효용성과 부작용을 알아보자는 것이다.
단계적인 테스트에서 현실 적용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빠르면 수 년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드라이버 라이센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다이얼 의원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 드라이버 라이센스 현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의 정보보호와 관련한 것이다.
단속에 나선 경관이 운전자로부터 스마트폰을 건네받고 운전면허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다른 개인정보에 접근할 가능성도 있고 스마트폰 내의 운전면허증이 해킹을 당할 위험도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의 경우, 그리고 전화기의 배터리가 나간 경우 드라이버 라이센스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해외에서는 호주가 지난해 3월 앞으로 4년에 걸쳐 다양한 면허증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영국은 지난 5월 아이폰의 월릿 앱을 통한 디지털 운전면허증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커넥티드카 시대에는 운전면허증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차량의 도난이나 무면허 운전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자동차끼리 통신하는 V2V(Vehicle to Vehicle) 기술을 통해 경찰은 검문 등이 필요할 경우 차량을 세우고 운전자를 확인하는 대신 주행 중인 자동차에서 직접 자동차와 운전자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