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에 사는 한 11세 소녀가 '암호' 덕분에 납치범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피날카운티 셰리프국에 의하면 소녀는 지난 11월 7일 샌탠 밸리 공원길을 걷고 있었다.
오후 4시쯤 친구와 함께 길을 걷는 소녀 옆에 하얀 SUV가 멈춰 섰다. 운전자는 남성이었다. 납치범은 소녀에게 오빠가 다쳤다며 함께 차를 타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소녀는 모르는 자동차에 덜컥하고 타는 대신 운전자에게 먼저 '암호'가 뭐냐고 물었다. 긴급상황에 대비해 부모와 자기만 아는 암호를 정해놨던 것이다.
암호를 알 리가 없는 남성은 잠깐 머뭇거리다 사라져버렸다.
피날카운티 셰리프국의 마크 램브 대변인은 "그런 상황에서 암호법을 사용하라고 아이에게 가르친 부모를 칭찬하고 싶다"라며 "이 소식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 암호를 아이에게 가르치는 건 범죄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녀의 엄마는 위험한 상황에 잘 대처한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폭스10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딸과 암호를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암호 덕분에 딸이 살았다"라며 "암호를 사용할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아무튼 딸이 암호를 잘 기억하고 활용해줘서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설명했다.
셰리프국이 수배를 내린 문제의 남성은 소녀와 대화 도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짧은 턱수염을 한 40대 백인으로 추정된다.
남성이 몰던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다.
셰리프국은 비슷한 자동차가 동네에서 자주 오가는 걸 봤다는 다른 어린이들의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키즈헬스'라는 사이트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을 위해 암호 말고도 몇 가지 지킬 사항이 있다.
첫째는 아이의 이름을 옷이나 가방에 적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 심리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어른의 말을 더 신뢰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또 6개월마다 아이의 사진을 찍어두는 게 좋다. 실종 사건 때 경찰이 가장 먼저 요구하는 건 최근 사진이다.
'키즈헬스'는 개인 사항이나 사진을 남과 공유하지 않는 걸 철칙으로 세우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아는 사람과만 소통하도록 가르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