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팽창 중이다. 그것도 지구에서 먼 곳일수록 더 빨리 팽창하고 있다.
우주 빅뱅 이론은 우주가 초기에는 팽창하다가 중력으로 팽창 속도가 줄고 급기야 수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가속 팽창 중이라는 사실이 1998년에야 밝혀졌다.
우주의 68%를 차지하는 암흑에너지가 작용한 결과로 알려졌지만, 암흑에너지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암흑'으로 사실상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아리조나대학(UofA)와 언론들에 따르면 우주의 3차원(3D) 지도를 만들어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슈퍼 망원경이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최종 준비 단계에 들어서 새로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슈퍼 망원경은 아리조나 투산 인근 키트피크(Kitt Peak) 국립 천문대의 4m 구경 '니컬러스 U. 메이올' 망원경에 '암흑에너지 분광장비(DESI)'를 장착해 거듭난 것으로, 최근 5천개의 '눈'을 가동해 찍은 첫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는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최종 테스트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갖고 있다.
DESI는 초점면에 5천개의 위치제어(positioner) 로봇을 갖고 있다.
각 로봇은 은하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를 갖고 있어 한꺼번에 5천개의 은하를 관측할 수 있는 작은 망원경 역할을 한다.
10개 파트로 구성된 DESI 초점면 각 파트는 500개의 위치제어 로봇이 설치돼 광섬유가 작은 망원경 역할을 한다.
약 110억 광년 떨어진 곳까지 관측할 수 있어 138억년의 역사를 가진 우주의 초기 발달 상황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DESI는 우주의 3분의 1에 걸쳐있는 3500만개의 은하와 240만개의 퀘이사를 대상으로 5년에 걸쳐 관측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상적인 조건일 때 20분마다 5천개씩 대상을 바꿔가며 관측할 수 있으며, 10초 만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장점으로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면 1년 안에 지구상의 모든 망원경이 관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은하를 관측하게 된다.
DESI는 5천개의 눈을 통해 각 은하의 빛이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해 지구와의 정확한 거리를 계산하고, 이 거리를 토대로 3D 지도를 만들게 된다.
이 지도는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지를 알 수 있고 이런 가속팽창을 유발하는 암흑에너지의 역할과 본질을 들여다보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암흑에너지는 암흑물질과 함께 우주의 95%를 구성하고 있다.
행성과 별, 은하 등을 구성하는 물질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오페르 라하브 교수는 BBC 뉴스와의 회견에서 암흑에너지가 발견된 뒤 20년이 흘렀지만 아직 아는 것은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5% 밖에 모르는 우주에서 사는 것은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는 "암흑에너지의 본질과 정체가 밝혀지면 물리학 전체의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조나대학 스튜워드 천문대의 판샤오후이 교수는 "DESI는 우주 상당부분의 은하와 퀘이사, 은하 간 가스 등에 대한 3차원 지도를 제공해 줄 것"이라면서 "이 지도를 통해 우주의 구조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 수 있으며, 특정 시점에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지에 관해 알 수 있다"고 전했다.
DESI 프로젝트에는 13개국 75개 연구기관의 연구원 500명 가까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