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족사가 반복되고 있는 그랜드캐년에서 하마터면 올해 들어 6번째 사망자가 나올 뻔했다.
ABC뉴스는 1일 아리조나주의 명소 그랜드캐년에서 발을 헛디딘 여성이 가까스로 추락을 면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출신의 에린 코포드는 지난달 28일 아리조나주에서 칼리지를 다니고 있는 딸 에밀리와 함께 그랜드캐년을 방문했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머니 에린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내 사진을 찍어주려 계속 뒷걸음질 쳤다"고 밝혔다. 이어 "딸이 절벽 가까이 간 걸 보고 그만 가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딸의 몸이 기우뚱했다. 주변을 살피지 않고 계속 뒷걸음질 치다 그만 발을 헛디딘 것이다. 하마터면 추락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에밀리는 간신히 땅을 짚고 균형을 잡았다. 딸이 비틀거리는 걸 보고 같이 다리가 풀렸지만 어머니는 곧장 딸에게 달려갔다. 어머니는 "가슴이 철렁했다"라면서 "분명 또다시 그랜드캐년을 방문하겠지만,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었던 에밀리가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진 순간은 뜻밖에도 맞은 편에 있던 관광객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됐다.
자신을 케빈 폭스라고 밝힌 이 남성은 "두 사람이 절벽 위에서 위험천만하게 포즈를 취하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알려주기 위해 촬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에밀리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을 때는 자기가 다 숨이 막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랜드캐년에서는 매년 평균 1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대부분이 탈수증 등에 의한 것이지만 2~3건은 실족으로 인한 사망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