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를 비롯한 밸리 도시들에서도 달걀 가격 상승과 수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21년 11월과 2022년 11월의 달걀 가격을 비교해보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금액은 미 전국적으로 49.1%가 상승했다.
거기에 조류독감까지 덮치면서 달걀 가격은 두 달 전에 비해 2배 가량이 오른 상태다.
가격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조류독감으로 닭들이 집단폐사하면서 공급 물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 결과, 일부 일반 그로서리 스토어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물류창고형 스토어에서 아예 달걀을 찾아볼 수 없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국에 따르면 조류독감으로 지난해 2월 이후 미국 46개주에서 총 5200만 마리의 닭들이 폐사했다.
사람이 앓는 독감처럼 조류독감도 주기적으로 유행이 반복된다.
지난 2014년에도 조류독감으로 인해 미국 내 닭 5000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사실 아리조나주에서는 최근 대규모 조류독감 유행이 발생하지 않았다.
연방질병통제국에 의하면 작년 11월 이후 야바파이 카운티에서 2건의 작은 조류독감 케이스가 보고됐을 뿐이다.
하지만 아리조나주 전체와 밸리지역에서 달걀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아리조나 주민들이 소비하는 전체 달걀의 절반을 타주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이다.
아리조나 내 많은 닭 농장에서 생산되는 달걀은 자급자족하기에 그 양이 충분하지만 이 달걀들은 타주나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구조라 전국적으로 창궐한 조류독감으로 인한 가격인상 여파를 피해갈 순 없는 것이다.
여기에 아리조나 내 달걀 가격을 부추기는 또하나의 요인이 있다.
지난해 아리조나 주정부 산하 규제심의위원회는 달걀 생산과 관련된 새 법규 하나를 승인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법규는 알을 낳는 암탉의 닭장 사이즈를 기존보다 두 배로 넓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새 법규에 따르면 암탉 한 마리당 1 스퀘어피트의 닭장 공간이 확보돼야 하며 이는 울타리 없이 키우는 닭의 경우에도 마찮가지로 적용된다.
이 법규가 지켜지지 않은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은 시중 유통이 금지된다.
암탉 한 마리가 사용하는 공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은 농가 입장에선 사육 두수를 줄여야 한다는 걸 의미하며 이는 생산량 감소 그리고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조류독감은 계절적으로 발생했다 사라지기 때문에 달걀 가격이 조만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지만 인플레이션과 새로운 법규 적용으로 인해 한 번 오른 달걀값이 큰 하락폭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걀 사용이 많은 빵집, 식당의 업주들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