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농사를 지으려고 갈아 엎어 놓은 걸까?
사실 이 사진은 아리조나주 세도나에 있는 세븐 캐년즈 골프 클럽의 필드를 찍은 것이다.
평소 좋은 잔디 품질을 유지해온 이곳이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된 이유는 바로, 야생동물인 하벨리나 때문이다.
짧은 다리와 주둥이가 멧돼지를 떠올리게 하는 하벨리나는 주로 식물 뿌리나 씨앗을 먹고 사는데, 간밤에 '뭐 먹을 거 없나' 살피다가 골프장 잔디밭을 죄다 파헤쳐 놓은 것이다.
골프장 직원에 따르면 이곳에 돌아다니는 하벨리나는 무려 150여 마리 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몬순 시즌 세도나에는 2인치 미만의 비가 내렸기 때문에 먹잇감이 부족해진 하벨리나가 골프장에 예전보다 더 자주 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측에서는 하벨리나 무리가 계속해서 잔디를 망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칠리 오일을 이용한 퇴치제를 준비 중이다.
또한 아리조나 게임피쉬국과 협력해 하벨리나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연을 접한 일부 사람들은 골프장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든 하벨리나의 습격을 이해해야 한다며 오히려 하벨리나떼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