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이 구단 역사상 최초의 신인왕 수상자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13일 올해의 신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캐롤은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군나 헨더슨이 뽑혔다.
아리조나는 1998년 창단했다.
2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졌다.
그럼에도 월드시리즈 우승 1회(2001), 내셔널리그 우승 2회(2001·2023), 지구 우승 5회(1999·2001·2002·2007·2011) 등 나름 성과를 내왔다.
하지만 신인왕은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창단 25년 만에 캐롤이 아리조나 최초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캐롤은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아리조나에 지명됐다.
숙성기를 거친 캐롤은 2022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32경기에서 4홈런 14타점 13득점 타율 0.260(104타수 27안타) 출루율 0.330 장타율 0.500 OPS(출루율+장타율) 0.830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맛봤다.
고작 32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아리조나는 캐롤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봤다.
그리고 8년 1억1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캐롤에게 안겼다.
대형 계약을 맺은 캐롤은 곧바로 아리조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내 보였다.
155경기 25홈런 76타점 116득점 54도루 타율 0.285(565타수 161안타) 출루율 0.362 장타율 0.506 OPS 0.868로 펄펄 날았다.
캐롤은 이미 정규시즌에서도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아리조나 구단 역사상 25개 이상 홈런과 50개 이상 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신인이 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7명만 달성한 기록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캐롤은 펄펄 날았다.
17경기에서 2홈런 10타점 11득점 5도루 타율 0.273(66타수 18안타) 출루율 0.364 장타율 0.409 OPS 0.773을 기록했다.
캐롤의 활약 속에 아리조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시작해 챔피언십 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MLB.com은 “캐롤은 5.4bWAR, 6.0fWAR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캐롤은 아리조나와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 8년 1억11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라며 캐롤이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 내다봤다.
캐롤은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선정된 것에 대해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수년간 취재를 해왔던 기자분들이 뽑아주신 것은 가치가 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세 명의 후보도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캐롤은 아마추어 시절 '전설' 스즈키 이치로를 동경하며 자랐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해 157경기에 나서 242안타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 타율 0.381 OPS 0.838의 엄청난 활약을 펼친 끝에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를 시작으로 이치로는 10시즌 연속 200안타를 치는 등 '호타준족'의 면모를 뽐냈고, 현재는 '레전드'로 불리고 있다.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을 품게 된 캐롤은 "신인왕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이치로는 내가 중-고등학생 때 계속 동경하고 존경해 온 선수다. 이치로가 받았던 상에 내 이름이 나열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가 젊은 세대들에게 영향을 줬듯이 나도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롤은 이번 신인왕 수상을 바탕으로 아시아 또는 아시아계 선수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몇 가지 있다. 특히 아시아계 선수를 둘러싼 상황을 고려하면, 몸집이 크지 않아도 경기에서 임팩트를 주는 능력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다"며 "또 한 가지는 야구를 리스펙하는 것이다. 플레이로 110% 효과를 다 내는 것. 이런 것들을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