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아리조나 카디널스의 한국계 쿼터백 카일러 머리(26)가 부상에서 회복한 뒤 나선 첫 경기를 기분좋은 승리로 이끌었다.
머리는 지난해 12월 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11개월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머리의 부재는 아리조나에 큰 타격이었다.
아리조나는 지난 12일 기준 올 시즌 1승 8패에 그쳐 전체 32개 팀 중 꼴찌에 처져 있었다.
따라서 아리조나는 그 어느 때보다 주전 쿼터백인 머리의 컴백을 고대하고 있었다.
12일 열린 애틀랜타 팰콘스와의 홈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아리조나의 공격 코디네이터 드류 페칭은 “머리의 다리는 다 나았고 눈빛은 살아있다”면서 “공을 정확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리고 이에 부응하듯 머리는 부상 이후 355일만에 나선 첫 경기에서 아리조나의 승리를 견인했다.
오랜만에 출전한 경기임에도 머리는 긴장하거나 불안한 모습 없이 팀을 진두지휘했다.
머리는 이날 경기에서 인터셉션과 터치다운 러닝으로 249야드에 19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아리조나의 키커 맷 프레이터가 시간 만료와 함께 23야드 필드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끝났고, 아리조나는 팰콘스를 상대로 25-23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한편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머리는 사상 처음으로 NFL과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됐다.
2018년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머리를 1라운드 9순위로 뽑았고, 2019년 NFL 드래프트에선 아리조나가 전체 1순위로 머리를 선발했다.
머리는 야구의 미련을 접고 NFL에 입문했다.
머리는 키 178㎝로 쿼터백 중에서도 단신이다.
하지만 탁월한 감각과 넓은 시야, 폭발적인 돌파력을 갖췄고, 지난 3시즌 동안 46경기에서 터치다운 패스 70회(성공률 66.9%), 평균 3800패싱 야드와 600러싱 야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엔 5년간 총액 2억3050만 달러(약 3000억 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올 시즌 연봉은 4920만 달러(644억 원)로 NFL 리그의 쿼터백 중 3위, 전체 선수들 중엔 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