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한국의 부모를 속여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늘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일(한국시간) 서울에 사는 A씨 부부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전화를 건 한 남성은 다짜고짜 "딸을 납치해서 데리고 있으니 돈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곧이어 한 젊은 여성이 울면서 "아빠 나쁜 사람들이 안 보내준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 부부는 LA에서 공부하는 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불안에 떨었다. 국제전화와 카카오톡으로 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A씨는 경찰서와 외교부 영사콜센터로 신고했다. LA총영사관은 2시간 뒤 LA한인타운에서 쇼핑 중인 A씨 딸을 찾아 안전하다는 소식을 부모에게 전했다.
뉴욕총영사관에도 유사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뉴욕의 한인 부모는 딸을 납치했다는 거짓 협박에 속아 5000여 달러를 송금했다.
LA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한국과 미국 간 시차를 이용해 한국의 부모들을 협박하고 있다.
미국의 새벽 시간인 한국 저녁식사 시간대에 특정 유학생 부모에게 협박전화를 거는 수법이다. 협박을 받은 부모가 미국 자녀에게 연락을 해도 닿지 않을 때가 많아 사기범은 돈을 뜯어내기 쉽다.
LA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들은 협박을 믿을 수밖에 없게끔 젊은 여성의 흐느끼는 목소리부터 들려준다"면서 "이런 유형의 협박을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유학 중인 자녀의 숙소 주소, 친구 연락처도 미리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내용 제공: LA 총영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