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에 영구귀속될 뻔한 한인회관 건립기금 10여년 만에 되찾아
자칫하면 아리조나 주정부에 영구귀속될 뻔 했던 아리조나 한인회관 건립기금 1만 2083달러 41센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리조나 한인회 이성호 회장은 지난 3월27일 발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날 한인회의 이성호 회장은 유신애 수석부회장, 주은섭 한우회 회장(한인회관 건립위원회 전 위원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한인언론사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비영리단체의 미청구 기금'으로 분류돼 주정부가 소유하고 있던 한인회관 건립기금 1만 2083달러 41센트를 공식적인 클레임 절차를 거쳐 무사히 회수했다"고 밝혔다.
1만 달러 상당의 한인회관 건립기금의 행방이 묘연해진 시기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9대 문성신 회장이 한인회관 건립기금으로 낸 1만 달러는 은행 구좌에 잘 보관되어 있었지만 이후 몇 대의 한인회를 거치면서 관련서류와 계좌번호 등의 정보가 제대로 인수인계 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2007~08년을 전후해 아리조나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전체적인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탓에 한인회관 건립 이슈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후 한인회에서도 한인회관 건립이나 기금 모금에 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상당 시간 은행 구좌에 있으면서 이자도 꽤 불어났을 1만 달러 기금의 행방을 찾자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다시 시작된 것은 제15대 한인회 우영린 전 회장 때부터였다.
제13대 주은섭 전 한인회장이 보관하고 있던 서류들을 샅샅이 뒤져 1만 달러 기금과 관련된 기본정보를 제공했고, 우영린 전 회장은 변호사를 동원해 기금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그 사이 이자가 붙은 1만 2000여 달러 가량의 기금이 활동내역이 오랫동안 없었다는 이유로 '미청구 기금'으로 분류돼 은행에서 주정부 계좌로 넘어간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우영린 전 회장은 임기 종료를 눈 앞에 두고 있어서 제16대 한인회 측에 이 사안을 인계했다.
이후 제17대 이성호 한인회장이 올해 초 취임을 하면서 최대공약으로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을 내세웠고 그 첫번째 작업으로 주정부 계좌로 들어간 1만 여 달러 기금을 되찾기 위한 실제적인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한인회의 유신애 수석부회장은 기금을 되찾는데 필요한 클레임 서류를 다운받아 작성하고 2월 초순 이성호 회장과 함께 주정부 사무실에 관련 서류를 접수시켰다.
접수된 서류는 약 40일 만인 지난 3월14일 주정부 승인을 받아 체크로 발행됐고, 한인회는 그 뒤 약 일주일 만에 1만 2083달러 41센트가 찍힌 스테이트 체크를 우편으로 수령하면서 회수작업은 마무리 됐다.
이로써 제 17대 한인회는 한인회관 건립기금용 계좌에 보유한 4만 3000여 달러, 제15대 한인회가 역시 건립기금용으로 매달 적립해 쌓아서 웰스파고 은행에 보관했던 2600여 달러, 그리고 이성호 회장 취임 이후 모인 건립기금 6000여 달러, 그리고 이번에 환수한 기금 1만 2000여 달러 등 총 6만 달러 이상의 한인회관 건립기금을 보유하게 됐다.
한인회관 건립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주은섭 회장은 "오랫동안 행방을 찾지 못했던 기금을 제17대 한인회에서 관심과 노력으로 이렇게 되찾게 돼 무척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회장은 "이번 기금 환수 업무를 담당했던 유신애 수석부회장의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신애 수석부회장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은행 관계자들을 수차례 접촉하며 일이 성사될 수 있게 추진해 나갔고 주지사 사무실에서 요구하는 내용과 서류 작성 등 실무적인 일도 도맡아 처리하면서 건립기금 회수에 1등 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호 회장은 이어 "우선, 모금한 기금이 사라지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자금은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제 임기 내에 한인회관 건립을 할 수 있느냐는 동포 여러분들의 호응에 달려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차기 한인회장에게 그 바통을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7대 한인회는 한인회관 건립과 관련해 페이먼트에 부담이 없는 한도 내에서 건물 매입을 하거나, 혹은 한인회와 투자자가 50% 씩의 지분을 갖는 한인회관 건립방식, 그리고 본국정부로부터 기금 지원 방안 등 다각도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와 더불어 앞으로 김치 페스티벌과 같은 행사를 통한 건립기금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