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단체들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단체 중 하나인 '호돌이 축구회'가 '제30회 한인단체별 축구대회'를 3월25일(토) 오후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템피에 위치한 베네딕트 스포츠 컴플렉스 필드에서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 8개팀이 출전해 그룹 A(챈들러한인장로교회, 템피장로교회, ERAU, 새생명장로교회)와 B(투산 TKFC, 호돌이축구회, 일조축구회, ASKFC)로 나눠 열전을 벌인 끝에 대회에 처녀 출전한 프레스캇 항공대팀(ERAU)이 깜짝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개막식 전 열린 첫 경기에서 템피장로교회는 3골을 몰아 넣으며 골 맛을 못본 챈들러한인장로교회를 가볍게 제압했다.
프레스캇 항공대 역시 첫 게임에서 새생명장로교회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오후 12시 반부터 시작된 두 경기를 마친 뒤 개막식이 거행됐다.
개막식은 전 선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서성봉 호돌이축구회 감독의 사회로 진행됐다.
간단한 국민의례가 있은 뒤 올해 1월13일 호돌이축구회의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박병용 회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박병용 회장은 "축구를 통해 건강과 체력을 다지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 정정당당하게 스포츠맨쉽을 발휘해 다치는 선수 없이 무사히 대회를 마치길 바란다"며 모든 선수들의 건승을 기원했다.
축사에서 이성호 한인회장은 역시 부상 없는 안전한 경기가 될 것과 시합을 즐길 것을 당부하고 5월5일부터 8일까지 열리게 될 한인회 주최 '김치 페스티벌'에도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내외귀빈 소개가 있었으며, 주최 측은 다음 경기의 순서 및 부상선수를 치료할 한인 간호사협회의 회원들이 대기하고 있음을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선 율 선수가 선수들을 대표해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선서를 했고, 출전팀 소개에 이어 출전선수 전원은 단체 사진촬영을 한 뒤 오후 게임을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필드로 향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경기에선 호돌이축구회와 투산 TKFC가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호돌이축구회가 2:0의 첫 승을 기록했다.
바로 옆 축구장에서는 일조축구회가 아리조나대 학생들이 주축인 ASKFC와 대결을 펼쳤다.
호돌이축구회배 대회에서만 내리 4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던 일조축구회는 첫 경기에서 ASKFC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1:4로 무릎을 꿇었다.
일조축구회는 승패에 집착하기 보다는 멤버 전원에게 골고루 출전기회를 부여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져 전력 약화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오후 3시부터는 챈들러한인장로교회가 새새명장로교회와 대결을 벌였다.
챈들러한인장로교회는 조직력에서 밀리며 새생명장로교회에게 0:4로 패배했다.
프레스캇 항공대와 경기에 나선 템피장로교회는 아쉽게 1:2로 패하면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호돌이축구회는 일조축구회를 1:0으로 누르면서 2승을 기록했고, 투산 TKFC는 ASKFC와의 대결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첫 승을 신고했다.
오후 5시에 벌어진 시합에선 2연패를 당했던 챈들러한인장로교회가 저력을 보이며 프레스캇 항공대를 맞이해 선전을 펼친 끝에 2:2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
템피장로교회와 새생명장로교회 역시 1:1 무승부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최종시합에서는 투산 TKFC가 일조축구회와 1:1 무승부, 그리고 호돌이축구회가 ASKFC에게 0:1 패배를 당하며 경기가 종료됐다.
경기 결과, 2승1무를 거두며 승점 7점을 획득한 프레스캇 항공대가 우승을 확정지었고, 호돌이축구회와 ASKF가 나란히 승점 6점을 함께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1점을 앞선 ASKF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 MVP는 프레스캇 항공대의 이규환 선수에게 돌아갔고, 선수 부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준 챈들러한인장로교회에게는 특별상과 함께 고급 축구공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의 쾌거를 거둔 프레스캇 항공대팀의 안을지 주장은 "학교 전체에 한인학생이 25명 밖에 되지 않는다.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축구를 할 수 있는 학생 모두를 모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미니경기를 소화하며 손발을 맞췄다. 이 대회에 12명이 출전했고 프레스캇에서 오다보니 체력 안배 문제도 있긴 했지만 다행이 부상자도 없었고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졸업하는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팀 구성이 어떻게 될 지는 가을에 봐서 출전을 결정해야 할 것 같지만 가급적 다시 대회에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안을지 주장은 "피닉스와의 거리는 있지만 5월 한인회가 주최하는 김치 페스티벌에 참여해 프레스캇의 항공대 소개와 파일럿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학정보 제공 등의 활동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를 마친 뒤 박병용 회장은 "이성호 한인회장, 안응환 상공회의소 회장, 우영린 전 한인회장 그리고 선수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수 20박스를 흔쾌히 제공한 아시아나마켓 메사 배석준 사장을 비롯해 올해 대회를 위해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