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고 싶지 않은 단어가 몇 개 있었다
목줄이 타고
울대가 울컥거려도
눈물, 그리움, 멍, 비애, 향수, 이별, 아픔
속살에 묻혀 생채기를 내는
그런 말들
이 곳으로 온지 열흘째
노을이 참 빗 사이로 정결히 흐른다
내 옆엔
꼭 움켜 쥐고 있는 보따리 하나
아직 풀지 못한 추억의 보따리가 있다
여러 차례 침전 과정을 겪었기로
슬픔이 걸러진 개운한 추억일까
어둠이 몰려 오고 있다
사방은 침묵한 채 고요하다
보따리를 풀러 볼까
워어어~
아무래도 진행성 퇴화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숙명인가보다
열면
애써 참아 왔던 금기어가
감정의 힘줄을 토막 내고
고요를 요동치게 할 것만 같다
아픈 것은 이별이 아니고 그리움이라 했다
아…끝내 참아지지 않는 이 단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