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어딜 그리 부지런히 가는가
오는 길에 반가이 웃어주는 풀꽃은 보았는가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예쁘다 칭찬하지 않아도
늘 웃으며 반기고 있었는데
우린 늘 무심히 지나치는구려
여보게 사람들 틈에서 무얼 들으며 달려왔는가
테레비젼에 인터넷에
빵빵 터지는 빅뉴스와 접하면서
귓속이 헐지나 않았는지 의심스럽네 그려
허나 매일 눈 뜨면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의 연주회가 열리는데 가보았는가
입장료도 무료라네
여보게 내 생각 네 생각으로 뭉쳐진 아집을
맞다 틀리다로 시비하며 허겁지겁 뛰지는 않았는가
그저 아침에 만나는 내 이웃에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참 잘했어요♡
그 한마디에 하루가 얼마나 기분좋은가
칭찬의 말에 너무 인색하지는 않았는지 부끄럽구려
여보게 걸음걸음 소중한 시간들에게 물어보았나
보았다고 들었다고 말하면서
내 행동이 자네에게 상처 주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겠네
여보게 천천히 함께 가세
빨리간들 오늘을 못 벗어날걸세
내일 내일하면서 우린 늘 오늘에 눈을 뜨지 않던가
세상의 모든 시비는 오늘 만들어지고 오늘 사라진다네
여보게 잘 가게나 미련두지말고
오늘 또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