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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를 들켜서인
감추려 얼굴이 붉어지고 
입으론 그럴듯한 말로 설득하려 
목소리는 점점 커지면
 덧에 걸려 나오지 못하
마지막 세상을 경험하
머릿속으로 정리정돈하면
~어디론가 도망 갈려 하나 
숨어버리려 
 아침에 낯선 얼굴로 
멀쑥해진  얼굴 바라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차 
부끄러운 맨얼굴 
바람결에 세수하네
?

  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있잖아요 -아이린 우

    살다보니 세월이 참 빠르더라구요 가까운 이웃들 정든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날 때마다 슬프고 허탈해 져서 온 몸의 기운이 스르르 빠져 나가곤 하더라구요 그래도 있잖아요 아직은 남아있는 소중한 날들은 우리 서로 따뜻한 정도 나누고 더 많이 사랑하...
    Date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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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나비 날다 -박찬희

    하늘 맑은 구름 따라 빛깔 고운 나비가 떼 지어 아른거렸어 긴 기다임의 끝 단단한 각질의 세월 털어낸 우화 연초록 세상으로 팔랑대며 날아드는 저 몸 맑은 외출 여기가 어딘가요 서로가 서로에게 눈빛 나누며 고운 날개짓에 바람도. 동행하며 길 찾아 나서...
    Date20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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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이보시게 웃으시게 -최혜령

    이보시게 사막에 비가 내리거든 웃으시게 선인장 가시 때문에 내려앉지 못하고 흘러도 결국은 뿌리로 가려니와 이보시게 눈물에 비가 내리거든 웃으시게 슬픔의 내재 때문에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도 슬픔이 눈물로 씻기려니와 이보시게 마음에 비가 내리거든 ...
    Date20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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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향기로운 사람아 -이윤신

    사랑함이 온몸을 휘감고 웃어주는 하얀이 첫 눈 같아 만져보고 싶은 사람아 체온의 따스함이 깃털같아 품안에 품고 싶은 사람아 은은한 체취의 향이 바람에 스치는 장미향 일까 쟈스민향 일까 온몸으로 말을하듯 달려오는 사람아 내 그대의 향에 취해 하루를 ...
    Date201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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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파란 낙엽 -진재만

    고향집 Texas Hill Country 언덕 위에 서있는 참나무 아래서 토실토실한 도토리를 주워먹는 엄마 사슴과 아기 사슴 연못가에 가서 물 한모금 마시고 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고 정원에 핀 장미꽃을 다따먹고 제 집인양 돌아다니던 모자 사슴 첫해 가을에...
    Date201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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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부러진 소나무 -김종휘

    하늘을 찌를 듯 푸른 기상과 솔향기를 온 세상에 풍기던 고송이여… 말라버린 둥치를 대지에 의존하고 지나간 세월 회한의 눈물을 삼기며 잃어버린 반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뜨거운 태양에 남은 속살을 감추고 가을 바람은 공허한 사색이 되어 마른 가지에 머물...
    Date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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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사모곡 -아이린 우

    탯줄로 젖줄로 염려의 줄로 저 세상에서도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시는 당신 천만금 보다 더 소중한 당신인 것을 옆에 계실 땐 몰랐습니다 어머니
    Date20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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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들꽃 -박찬희

    산 모퉁이 돌아가는 길 바위 앞에 바람의 홀씨로 피어난 작은 들꽃 송이 송이 나 여기 있어요 나 여기 있어요 햇살 속에 키 낮춰 앉아 키 낮은 목소리로 길손을 부르네요 자운영 눈 시린 그리움도 어깨위 수줍은 미소로 내려앉고 한세상 가시로만 살아온 찔레...
    Date201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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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알로하 오에….안녕 그대여 -최혜령

    코코넛, 파인애플 알로~하 알로~하 인사하며 반긴다 폴리네시안 원주민들의 풍만함은 정열의 레이(Lei)에 빛난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한 입 물어서 뱉어낸 노을은 Chief! Luau의 구리빛 살갗에 분사되고 코코넛 잎으로 둘둘 말아 돌 위에 구워낸 통돼지 바베큐...
    Date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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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화 -이윤신

    속내를 들켜서인가 감추려 얼굴이 붉어지고 입으론 그럴듯한 말로 설득하려 하고 목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제 덧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마지막 세상을 경험하듯 머릿속으로 정리정돈하면서 아~어디론가 도망 갈려 하나 숨어버리려 하나 새 아침에 낯선 얼굴로 ...
    Date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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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오늘의 일기/니만 입이가? -진재만

    택사스 고향에서 주워온 호두를 열심히 까먹고 있을 때 달라스에서 살았던 린다네 부부가 둿마당 쪽파를 뽑으러 왔다 고소한 호두를 열심히 망치로 까먹고 있던 터라 불쑥 나타난 이웃집 린다네 부부가 반갑지 않았다 린다 이모가 시애틀에서 보낸 토종 손톱...
    Date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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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떨어진 살구 -김종휘

    여름을 재촉하는 더운 바람 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떠날 채비를 하고 저절로 익은 살구는 우두득 떨어진다 새 한 마리 날아와 떨어진 살구를 두어 번 쪼아보고 훌쩍 날아 처마 끝에 앉아 봄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여인은 떨어진 아쉬움을 주워 담다가 말랑...
    Date2017.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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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들꽃 -아이린 우

    잡초속에 섞여 있어도 진흙 구덩이에 빠져 있어도 얼굴만 내밀면 알아 볼께요 어디에 있어도 충분히 귀엽고 예쁜 그대
    Date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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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봄이 오다 -박찬희

    거들떠 보지 않았던 텃밭 한 쪽 상추며 쑥갓이 당당히 싹 틔웠다. 오래 오래 뜨거운 속 뒤척이다 관심 밖의 시선 아랑곳없이 파릇파릇한 눈망울 세상사 이 눈치 저 눈치 보다 지친 삶이 누군들 없냐고 숨소리 여린 내 심지 나무라다 오늘은 푸른 채소들의 함...
    Date201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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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오랜만이야 -최혜령

    오랜만이야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꽁꽁 얼어있던 그리움이 몸 풀고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네 냉대로 아파서 돌아누워 있었는데 어찌 알았는가 너를 놓지 못하고 있던 마음 졸인 사랑을
    Date201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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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봄날은 간다 -이윤신

    지나는 봄날의 자취마다 내 젊음이 지나갔고 면사포 걷어올린 환한 웃음속에 아이들이 뛰여논다 우린 그렇게 풀밭 뒹구며 사랑을 먹으며 그들이 떠나감을 그제야 내 어미의 마음을 이해하려 늙은 에미의 눈이 그립다 꽃이피는 봄날에 손잡고 노란꽃 피여있는 ...
    Date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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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오렌지 -진재만

    동네 입구 반장 할아버지네 오렌지는 달콤하고 맛있다 나뭇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주렁주렁 달린 황금색 오렌지 고향 생각하면서 둿마당 연못가에 소나무를 심을 때 오렌지 나무는 왜 안 심었지 ? 후회하다가 올해는 오렌지 나무를 심었다 맛있고 달콤한 오렌...
    Date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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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내일은 맑다 -김률

    날씨가 잔뜩 흐리다. 비가 한바탕 쏟아지다 금방 그쳤다. 비가 올 거라 예고한 일기예보가 그러니까 척 들어맞은 것이다. 엉터리 일기예보는 이제 옛말이 됐다. 창가에 서서 시꺼먼 구름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허리에서 올라...
    Date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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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비밀 통장 -아이린 우

    그거 알아? 내 가슴 속에는 니가 아무리 퍼가도 마르지 않는 비밀 통장 하나 있다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내 가슴속 은행에 너의 발걸음이 잦았으면 좋겠다 올 때마다 통장 위에 손도장 하나씩 찍어두고 가면 혹시 알아 다음...
    Date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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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아버지 -박찬희

    눈이 내립니다. 앞산 언덕 소나무 어깨위에 소복 소복 내립니다. 하얗게 눈 맞으며 꼿꼿이 몸 세운 아버지의 어깨가 시립니다. 한때 좋았던 꽃들의 노래 천둥벌거숭이 다섯 자식 애태우던 가슴 한켠도 그리운 무게로 서 있습니다. 차마 풀지 못한 기억은 내려...
    Date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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