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Texas Hill Country
언덕 위에 서있는 참나무 아래서
토실토실한 도토리를 주워먹는
엄마 사슴과 아기 사슴
연못가에 가서 물 한모금 마시고
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고
정원에 핀 장미꽃을 다따먹고
제 집인양 돌아다니던 모자 사슴
첫해 가을에는 신기해서
도토리 묵을 써서 먹었지만
지금은 그냥 떨어지는 도토리
그것을 주워 먹고 있는 모자 사슴을 바라본다
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40년전 모자는 아니겠지 ?
힐끔 힐끔 나를 바라보다가
흰꼬리를 흔들며 연못가로 달아난다
택사스 참나무 파란 낙엽은 원래
그들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던가 ?
도토리를 주워 먹는 모자 사슴을
오래 오래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