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머리 큰 바위에
어느 인디언의 슬픈 이야기가
푸른 이끼로 새겨져 있다
땅을 읽고 목소리 마저 잃어버린
후벼진 아픔이
오랜 시간 속에 스며있어
그 흔적
지워지지 않는 영혼의 기억으로 건너온다
아픔을 견뎌내는 건
살점을 떼어내는 통증이었으리
오랜세월 견디며 살아온 침묵
눈 감으면 보이는 삶의 무거움을
긴 호흡으로 새겼으리
낯 익은 바람
허기진 내 속 가득 채우는데
바람의 무게일까
혀 끝에서 맴도는 단단한 이야기는
고요한 적막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