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조율기인 페이스메이커를 착용한 소년이 아리조나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 검색대에서 폭탄 테러범으로 오인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0일, 9살 칠리 버스톰은 집인 미네소타로 돌아가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피닉스 공항을 찾았다가 아주 불쾌한 일을 겪었다.
금속 탐지 검색을 통과하지 못해 몇 시간 동안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하며 조사를 받았던 것이다.
사실 칠리는 금속 탐지 검색을 남들처럼 통과할 수 없는 아이다.
난치성 심장병 때문에 평생 심박조율기를 달고 있기 때문.
평소엔 일반적인 금속 탐지 검색대를 거치지 않고 특별 검색을 요청해 다른 방식의 검사를 한 뒤 통과가 됐는데, 이 요청이 거절 당한 것이다.
최근 '어린아이들도 테러에 많이 동원된다'는 이유였다.
칠리는 18명의 요원과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조사를 받았고, 결국 이 가족은 비행기에 타지 못했다.
칠리는 언론인터뷰에서 "전기 충격기와 진짜 총을 매달고 있는 경찰들이 위협적으로 대해서 정말 무서웠다. 계속 그 장면이 떠올라 악몽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칠리의 어머니는 "아이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비행기를 탈 때 이런 제지를 받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공항 직원들은 보통 아이에게 호의적이었다"며 "보안 요원들이 테러를 막아야 하는 막중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아픈 아이에게 상처를 줄 권리는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