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장기 요양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는 20대 여성 환자를 성폭행해 출산하게 한 남자 간호조무사가 체포됐다.
피닉스 경찰국 제리 윌리엄스 국장은 "간호조무사 면허가 있는 36세 남성 네이선 서덜랜드를 성폭행 및 취약 성인 학대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며 "그의 DNA와 태어난 아기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3살 때 뇌병변을 앓아 오랜 시간 장기요양병원에 있었던 29살의 피해 여성은 서덜랜드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지난해 12월 29일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이로 인해 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으나 직원들은 피해자가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기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4월 마지막 신체검사를 받았다. 아이는 건강한 상태이며, 지역사회가 아이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피닉스 경찰국은 "이번 사건은 최근 30년래 보고된 적이 없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하시엔다 헬스케어 병원의 원장과 한 의사는 이번 사건으로 사임했으며, 다른 한 명은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부모는 경찰 발표 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딸을 정성껏 보살피는 그를 신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가 용의자란 사실은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을 의심했었다. 서덜랜드는 우리 모두를 속였다"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리고 "서덜랜드는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한다. 괴물에게 종신형은 당연한 것"이라고도 했다.
서덜랜드는 해당 병원에서 11년간 보조 간호사로 일해왔다. 환자가 임신 4개월 상태였던 상황에서 서덜랜드는 정식 간호사가 되기위한 시험도 준비했었다. 그동안 그가 주로 보살핀 환자들은 구두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이었다. 이에 추가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덜랜드의 이웃은 "서덜랜드는 아내와 네 명의 아이들과 평범한 생활을 했었다. 일요일에는 교회를 다녔다"면서 "특히 서덜랜드는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고 전했다. 허나 피해자가 출산하기 3주 전인 지난달 5일 서덜랜드의 아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덜랜드는 현재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수정헌법 5조에 따라 경찰 수사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법원은 서덜랜드에게 현금 5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했으며, 전자 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그러나 서덜랜드 측은 전과가 없고, 어린 아이를 두고 있는 가정을 둔 아버지인 점을 들어 보석금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DNA 이외에는 서덜랜드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 다시 DNA 검사를 해야 한다"고 DNA 조사 결과에 의문을 표했다. 특히 "다른 피고인처럼 유죄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인 상태"라고도 했다.
피해자측 변호인 존 마이클스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피해자는) 코마 상태가 아니며 심각한 인지 장애를 겪는 상태"라면서 "말을 할 수 없지만 조금씩 움직일 수 있고 소리에 약간의 표정으로 반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생자의 부모가 딸이 코마(혼수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한다"며 "그녀는 감정이 있으며 가족 등 친근한 사람들에게 리액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피해 여성의 부모는 "딸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그녀가 비록 심한 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사랑받는 우리의 딸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해당 요양원은 여성 환자 혼자 있는 방에 남성이 들어갈 경우 다른 여성과 동행하도록 규정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