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선수를 성추행한 워싱턴대학(UW) 간부가 징계조치를 받지 않고 다른 대학의 부총장으로 영입됐다가 한 지역언론이 그의 비리를 폭로한 후 최근 해임됐다.
UW 운동부의 로이 쉭 모금담당 부장은 지난 2017년 한 행사에 참여한 배구선수 카산드라 스트릭랜드에게 행사가 끝난 후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유인한 후 차 안에서 그녀를 성폭행했다.
성폭행 사실을 몇개월간 공개하지 않고 있던 스트릭랜드는 스포츠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이를 대학 당국에 신고했고 학교측은 쉭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대학 당국의 조사가 2개월 정도 진행된 작년 1월 쉭은 제니퍼 코헨 국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시애틀의 한 모금 스타트업 기업에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UW은 같은 해 3월 쉭의 조사를 끝내면서 스트릭랜드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학교 규정에 따라 애나 마리 카우세 총장과 코헨 부장 외에 일부 법률팀 직원들에게만 이 사실을 공개하고 수사 당국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대학측은 스트릭랜드에게 최고 2만 달러까지 정신상담 비용을 보상하기로 합의했고 그녀는 이후 스페인 프로배구 리그에서 선수로 뛰게 됐다.
당시 UW이 스트릭랜드에게 민사소송 제기 권리를 포기토록 조건을 달았던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가해자 쉭은 지난해 2월 스타트업 기업의 부사장직을 그만두고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소재한 그랜드 캐년 대학(GCU) 부총장직으로 옮겼다.
쉭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됐지만 대학 당국이 그의 신원을 조회했을 때는 경찰당국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전과 기록 없이 부총장직에 선임됐다.
GCU 측은 지난 7일 언론사로부터 UW에서의 쉭의 성폭행 사실과 관련해 문의를 받기 전까지 그의 비리를 몰랐다며 쉭에게 즉각 정직처분을 내린 후 9일 그를 공식 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