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간절했던 아리조나의 한 실직자가 이색적인 구직에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CNN 등 언론들은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사는 30살 패트릭 호아그랜드의 사연을 소개했다.
금속 재활용 회사에서 지게차 운전사로 일하던 패트릭은 몇 주 전 예상치 못하게 일자리를 잃었다.
가장으로서 갑작스러운 실직에 눈앞이 캄캄해진 그는 자신의 이력서를 수많은 회사에 제출했지만 연락은 없었다.
하지만 패트릭은 절망하지 않았고 발상을 전환했다.
도로에서 구직활동을 벌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력서 200부를 복사해 그는 거리로 나섰다.
패트릭은 '일자리를 찾습니다, 이력서를 가져가 주세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7th 애비뉴와 오스본 로드 교차로 도로가에 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직접 자신의 간절함과 절박함을 전해 기회를 잡고자 한 것이다.
화씨 11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도 버텨낸 그의 진심은 마침 도로를 지나던 한 마케팅 회사 CEO 멜리사의 눈에 들어오며 빛을 보게 됐다.
패트릭의 경력이 자신의 회사와 맞지 않아 면접 기회를 주진 못했지만, 멜리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며 패트릭의 사연과 이력서를 공유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해당 트윗을 통해 사연을 접한 회사들이 패트릭에게 수백 건의 일자리 제안을 해 온 것이다.
이와 함께 패트릭을 응원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수많은 업체에서 직장을 제안해오면서 패트릭의 처지는 기업의 선택을 기다리는 '을'에서 기업을 선택하는 '갑'으로 바꼈다.
패트릭은 결국 여러 제안을 검토한 끝에 한 콘크리트 생산 업체에 취직했다.
패트릭은 CNN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처음 도로에서 구직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어리석게 느껴졌다"며 "하지만 피닉스에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운전하고 있고 누군가는 나를 고용해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패트릭은 이력서를 홍보해준 멜리사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그녀는 나를 도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했고 나의 삶은 변화했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멜리사도 CNN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팻말과 이력서를 든 패트릭은 커다란 미소를 띠고 길가에 서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그가 좋은 일자리를 찾길 바랐지만 이 정도 큰 반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거나 하루를 더 좋게 만드는 데 때때로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