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아리조나주 앤텔롭 캐년 인근 고지대 사막에 위치한 나바호석탄발전소가 올해 말 폐쇄될 예정이다.
석탄발전소 폐쇄는 수요 감소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 재생에너지 경쟁력 상승 등에 따른 결과로 최근 10년 동안 미국 전력시장의 추세가 됐다.
청정에너지 전환사업을 하는 비영리기구 '세레스'의 전력담당 이사인 댄 바칼은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순수하게 경제적인 현상이다. 이미 노후 석탄발전의 경제성이 없어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석탄발전소 종식은 시간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경제컨설팅회사인 로디엄그룹의 전력부문 분석 전문가인 존 라슨은 "연방정부의 대기질 규제나 수요자의 이탈 등도 석탄발전소 폐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나바호발전소가 바로 그 사례이다.
환경전문지 'E&E News'가 연방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나바호발전소는 2010~2017년에 이산화탄소를 1억3500만t 배출했다.
연간 평균 배출량이 330만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과 맞먹는 양이다.
연방정부의 대기질 규제가 강화돼 채산성이 하락하자 나바호발전소 소유주이자 아리조나 대표적인 전력회사인 SRP는 다른 전력 도매시장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겠다며 나바호발전소 폐쇄를 결정했다.
이처럼 대형 석탄발전소 폐쇄는 하나의 트렌드 임에 틀림없다.
아리조나, 펜실베니아, 켄터키에서 잇따라 대형 발전소가 문을 닫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나바호발전소 폐쇄는 환경과 경제적 측면 모두를 고려한 결정이지만 문제는 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다.
나바호발전소에는 총 5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연봉은 7만~7만4000달러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나바호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발전소 인근의 나바호와 호피 인디언 부족 출신 사람들이어서 이들이 대거 실직할 경우 인디언 부족 커뮤니티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발전소 노동자들이 대부분 거주하는 나바호와 아파치 카운티의 실업율은 8.1%와 11.1%로 전국 평균 3.7%와 비교해 이미 두세배 높은 수준이다.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의 인디언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는 나바호 네이션 측은 발전소가 폐쇄될 경우 나바호 네이션의 경제손실은 2000~30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3월 자치투표를 통해 발전소 폐쇄 반대 결정을 내렸지만 사업주체인 SRP 전력회사는 이같은 결정을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