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시장에 새로 등장한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즉석 주택 매매 방식이다.
이른바 '아이 바잉'(iBuying)으로 불리는 즉석 매매는 대형 부동산 투자 업체가 셀러와 직접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투자 업체는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예측한 주택 시세를 셀러에게 제시한 뒤 셀러가 제시 가격을 수락하면 거래가 체결된다.
아직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매매 방식은 아니지만 지난해 아리조나주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매매 주택 10채 중 1채 이상이 바로 이 '아이 바잉' 방식으로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아이 바잉'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는 업체는 주로 월스트리트에 본사를 둔 대규모 투자 기관과 대형 부동산 중개 업체들로 현재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아이 바잉 업체들은 셀러들에게 자체 분석한 시세를 바탕으로 즉석에서 현금 구매 오퍼를 제시한다.
현금 구매 오퍼와 함께 셀러가 원하는 일정에 맞춰 에스크로를 마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전통적인 주택 거래 방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현금 구매와 에스크로 마감 일정을 정할 수 있다는 편리한 점이 있지만 중개 업체에게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일반 매매가 보다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지난해 '아이 바잉' 시장에 뛰어든 부동산 중개 업체가 적지 않다.
켈러 윌리엄스는 '켈러 오퍼스'(Keller Offers), 레드핀은 '레드핀 나우'(Redfin Now)란 이름으로 기존 '아이 바잉' 업체인 '오퍼 패드'(Offerpad), '오픈도어'(Opendoor) 등의 업체와 손잡고 아이 바잉 시장에 진출했다.
eXp 리얼티와 리알로지 등 일부 기존 부동산 중개 업체들은 각각 익스프레스 오퍼스, 리얼 슈어 등의 이름으로 자체 아이 바잉 업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레드핀에 따르면 피닉스, 샬럿, 포트 워스, 롤리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지난 10월 아이 바잉 방식으로 매매된 주택은 전체 매매 주택 중 약 10%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4분기엔 피닉스 인근 피칸 크릭 지역의 경우 아이 바잉 방식의 매매 비율이 약 14%를 차지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한 아리조나주의 톨레슨은 같은 기간 11.8%가 아이 바잉으로 판매됐고 중간 매매가는 23만4900달러를 기록했다.
중간 매매가 22만8425달러를 보인 샌탠 밸리는 10.6%가 아이 바잉 방식으로 매매가 이뤄졌으며 카사그란데 8.5%, 마리코파 시티는 7.9%가 아이 바잉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대릴 페어웨더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이 바잉 매매 비율이 10%를 넘는 지역이 늘면서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라며 "비슷한 형태의 주택이 많이 지어져 시세 예측이 수월한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 바잉이 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