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선즈는 20일 밀워키 파이저브 포럼에서 열린 2020-2021 NBA 파이널 6차전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에서 98-105로 패했다.
피닉스는 시리즈 첫 2경기를 모두 승리했으나 이후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내리 4연패를 당한 피닉스는 구단 역사상 첫 파이널 우승 트로피 획득에 실패했다.
생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데빈 부커는 피닉스의 파이널 진출을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부커가 올린 성적은 평균 27.5점 5.6리바운드 4.5어시스트로 어느 팀 에이스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부커는 파이널 우승까지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파이널 평균 28.2점을 기록한 부커는 6경기 중 3경기에서 야투율 40% 이하에 그치며 심한 기복을 보였다.
감정 조절에 미숙했던 점도 뼈아팠다.
흥분을 잘 주체하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을 지닌 부커는 파이널 내내 쉽게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커는 "파이널 출전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 패하긴 했지만, 우리는 좋은 경험을 했다.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팀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상처를 안고 더 발전할 것이다"고 파이널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커는 "지금 나는 리그에 처음 입성했을 때보다 많은 명성을 얻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항상 이기고 싶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내 플레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든 크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팀 동료나 농구 선수로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신경 쓸 것이다"고 덧붙였다.
패배 후 라커룸 분위기에 대해선 "정말 조용했다.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길고 치열한 시즌이었고, 많은 고난이 있었다"고 전했다.
비록 아쉽게 패배를 맛보긴 했지만 부커는 여전히 젊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2년 차 시즌부터 5년 연속 평균 22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번 시즌엔 팀을 파이널로 이끌며 '약팀 에이스'라는 평가를 완벽하게 바꿔놨다.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파이널에 올랐던 크리스 폴의 우승 도전도 막을 내렸다.
뛰어난 기량에도 우승 반지와 연이 없었던 폴은 이번에야말로 드디어 한을 풀 수 있는 적기를 맞이한 듯했으나 한 끗이 모자랐다.
폴은 "이런 시련들은 내가 항상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여기까지 오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봤고 그것을 극복하는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파이널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1985년생의 노장인 폴은 피닉스에서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11년 만에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치열한 서부 컨퍼런스 전장을 뚫고 파이널까지 팀을 올려놨다.
폴은 "멋진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힘든 시즌을 이겨낼 수 있었다. 우리 말고는 그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에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패배를 통해 당분간은 좀 마음이 아플 것 같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다음 시즌 4420만 달러(약 510억 원)의 연봉을 받게 될 폴은 마음만 먹으면 레이커스 등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다른 우승후보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폴은 피닉스에 남아 재도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준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