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김주형 등 한국남자 골프 '빅4'도 우승컵에 도전
9일 개막해 나흘간 열리는 PGA 투어 WM 피닉스오픈에서 세계랭킹 1∼3위가 올해 들어 처음 대결한다.
WM 피닉스오픈 조직위원회는 3일 출전 신청을 마감한 결과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3위 욘 람(스페인)이 모두 대회 출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 2, 3위가 한꺼번에 출전하는 대회는 올해 들어 WM 피닉스오픈이 처음이다.
PGA 투어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을 포함해 올해 5차례 대회를 열었지만,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DP 월드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을 새해 첫 출격 대회로 선택해 보란 듯이 우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피닉스오픈에서 미 PGA 투어 새해 첫 우승을 노린다.
세계랭킹 2위 셰플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둬 이번이 타이틀 방어전이다.
올해 3번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2차례 우승한 람은 미뤘던 시즌 3승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피닉스오픈 첫 승을 노리는 람은 아리조나주립대를 나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이다.
세계랭킹 1∼3위뿐 아니라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8명이 출전 신청을 마쳤다.
LIV 골프 이적으로 PGA 투어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세계랭킹 4위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이번 대회는 쉬어가기로 한 세계랭킹 8위 윌 잴러토리스(미국)이 빠졌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화끈한 응원 문화로 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를 불러 모으는 피닉스오픈의 열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 대회는 음주와 함성, 야유 등 골프에서 금기시되는 응원이 모두 허용돼 '골프 해방구'로 불린다.
피닉스오픈 출전 선수 명단이 이렇게 화려해진 것은 PGA 투어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선수 영향력 지수 보너스와 무관하지 않다.
선수 영향력 지수 보너스를 받으려면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PGA 투어가 지정한 '특급 대회' 17개 가운데 16개 대회에는 출전해야 한다.
피닉스오픈은 PGA 투어 '특급 대회'에 포함됐다.
총상금은 작년 870만 달러에서 올해는 2천만 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으로 지난해 출범한 LIV 시리즈로 톱 랭커들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내건 당근책의 일환이다.
17개 대회는 4대 메이저 대회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PGA 투어의 3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 9개 일반 대회로 구성됐다.
피닉스오픈 운영사 팻 윌리엄스 회장은 "최정상급 선수들의 출전 신청이 쇄도했다"고 입이 귀에 걸렸다.
한편 한국 남자골프 ‘빅4’ 김주형(21), 임성재(25), 김시우(28), 이경훈(32)도 WM 피닉스오픈 우승 사냥에 나선다.
이경훈은 2년 전 피닉스오픈에서 나흘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를 작성한 브룩스 켑카(미국)에 이어 1타차의 아쉬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경훈의 2021년 공동 2위는 피닉스오픈 역대 한국 선수의 최고 순위이지만 부담감을 안고 참가한 작년에는 공동 38위로 마쳤다.
2022 프레지던츠컵 대관중 앞에서 맹활약한 ‘꼬마기관차 톰’ 김주형(세계 14위)의 활약도 기대된다.
구름같은 갤러리 앞에서 더욱 힘을 내고, 팬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제스처로 사랑받는 김주형이 처음 경험하는 스타디움 코스의 열기를 어떻게 승화할지 관심거리다.
일찌감치 현장적응에 몰두하던 중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존 람 등과 연습 라운드를 펼쳐 화제를 모은 김주형은 지난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10월)에 이어 시즌 2승을 겨냥한다.
세계 18위 임성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공동 4위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김시우(42위)는 소니오픈 이후 한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