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산골 마을에
아버지처럼 책상 다리를 하고
아버지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며
눈을 꼭 감고
시조를 외우던 여자 아이가 있었더란다
그 앙증맞은 모습이 귀여워서
아버지는 껄껄껄 웃으시며
'우리 강아지 커서 뭐가될꼬' 하셨는데
그 아이 자라나서
엄마가 되고
다시 할머니 되어
어린 손주 등에 업고
옛 시조를 읊조린다
'"한손에 가시쥐고
또 한손에 막대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까르르 까르르
등에 업힌 손주의 웃음소리
바람이
바람이분다
세월이 간다.
" " 백 발 가, 우탁
고려 충선왕 때의 성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