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안 마을로 가는 길목엔 노란 꽃들이 처연하다
아무도 모르게 고개 숙이고 침묵하다
달 뜨면
묻어 두었던 얼굴을 하늘로 향한다
청나라에서는 노란색을 왕의 색이라고 했던가
이 땅에서 왕의 지위를 누리던 영광을 침략자에게 빼앗기
그들은 떠나야 했다
그들 땅에서 나가야 했다
보호구역 안에서만 살아야 했다
나처럼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다고 야앗 엣헤이~라며
그들은 영혼을 노란 꽃향기에 묻어두고
춤을 춘다
노래한다
와리와리 응케 이가치가
와리와리 응케 이가치가
흙먼지 쌓인 노래가 절규로 들림은 어쩐 일일까
어둔 가슴 속에서 숨어 울던 달은
노랗게 익은 채 하늘 한가운데로 떠올랐다
영혼을 자연에 내 맡긴 무심한 얼굴에 달빛 한자락 떨어
몽고점이 같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친구였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짊어지고 함께 가는 자라고 말했
남몰래 숨겨둔 그들의 아픔을 팔 벌려 안고
세상살이가 삭막해 문득 억울한 생각이 들면
노란 꽃들이 달빛에 너울대는 인디안 마을로 친구를 찾아
가서….
함께 노래하리라
함께 춤을 추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