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수첩을 펼칩니다
아득한 시간이 채 떠나지 못하고
홀로 외롭습니다
기억은 하늘 건너
마음에서 마음으로 달려오고
갈길 멀다 재촉하는 바람 붙잡아 두고
서둘지 마라 합니다
가만히 꺼내어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 하나...둘...
함께 흘린 웃음 꺼내어 보고
함께 맺은말 다시 접어
가을 바람에 건냅니다
그제서야 바람은
긴 이별을 떠납니다
바람 떠난 뒤
뒹구는 낙엽 주워
단풍든 마음과 함께
빛 바랜 수첩속에 넣습니다
다시 가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