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리조나주 운전자들은 자신이 마치 캘리포니아의 한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비싼 개스값을 지불하고 있다.
AAA에 따르면 4월 13일 기준, 피닉스 메트로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79달러로 캘리포니아 평균인 갤런당 4.89달러보다 불과 10센트 낮은 가격이다.
스카츠데일의 주민들은 평균적으로 오히려 캘리포니아 주민들보다 더 많은 개스값을 내고 있다.
스카츠데일 주민들은 13일 기준으로 갤런당 약 4.9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주의 유가는 서로 다른 방향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유가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2센트 하락하며 비교적 보합세를 보인 반면 아리조나에서는 한 달 새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0센트나 뛰며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아리조나의 휘발유 가격은 어떻게 산출되나?
36년간 석유업계에서 세무 책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는 로버트 도넬란은 갤런당 휘발유 가격 산정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제시장에서의 원유 가격이 85달러라고 가정하면 그 원유에 대한 갤런당 기본비용은 2.04달러가 된다.
그런 다음 정유 공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갤런당 비용 50~70센트가 추가된다.
여기에 갤런당 연방세금 18.4센트, 아리조나주 세금 18센트가 더해진다.
또한 아리조나주 환경부에서 부과하는 지하 저장세금 1페니 그리고 기타 연방세 1페니가 갤런당 각각 또 추가된다.
각 주별로 다르지만 휘발유 가격에 붙는 주 소비세와 수수료를 계산하면 갤런당 30~70센트 선이라 게 도넬란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의 마진도 가격에 포함되어야 한다.
주유소는 갤런당 약 14센트의 마진을 붙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휘발유를 운송하는 비용과 개별 주유소에서 추가하는 첨가제 비용도 개솔린 값에 영향을 준다.
아리조나의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현재의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배럴당 80달러를 넘나드는 높은 국제 유가 때문이다.
최근 OPEC이 5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공급량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석유시장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아리조나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주는 계절별 원인으로는 뉴멕시코와 텍사스에 소재한 정유소들이 봄철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걸 꼽을 수 있다.
개솔린 가격 동향을 분석하는 GasBuddy의 패트릭 드 한 분석원은 아리조나주의 '클린 에어' 정책 역시 휘발유 가격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지역 중 하나로 분류되는 아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는 공기질 개선을 위해 여름철엔 가장 비싼 종류의 개솔린을 사용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철을 대비하기 위해 3월 한 달 동안은 세 가지 유형의 기름을 섞어 개솔린을 제조해야 한다.
미국 내 대부분의 주에서 한가지 혹은 두가지 기름만을 섞도록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4월 중순 아리조나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작년 말과 비교해 44% 가량 상승했고 그 결과로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 하와이에 이어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 3위에 아리조나가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나 소규모 업체들의 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이동 푸드트럭 사업을 하는 커크 데이비스는 "어떤 날은 하루종일 번 돈의 대부분이 내 주머니가 아닌 주유소 이익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개솔린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걱정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정유업계 전문가들이 아리조나의 개솔린 가격이 6월~8월 사이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름 휴가시즌에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높게 유지된다면 그 예상이 맞아떨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게 또다른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