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주 남동부의 인구 80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 미국 최고의 와인 산지 '나파밸리'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 '와인 인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는 최근 수십 년 전 캘리포니아 북부의 시골 지역이었던 나파밸리와 같은 도약을 이룰 수 있는 미국 내 5개 지역을 선정해 발표했다.
아리조나에서는 소노이타(Sonoita)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늘날 나파밸리는 미국 와인의 대명사로,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고급 테이스팅 룸과 투어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명성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나파 와인은 1976년 파리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와인 관광이 본격화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와인 인수지애스트'는 다양한 테이스팅 룸, 식당, 즐길 거리, 숙박 시설 등을 '제2의 나파'를 선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소노이타 외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텍사스 힐 컨트리, 뉴욕 핑거 레이크스, 오리건주 맥민빌이 포함됐다.
아리조나의 상업 와인 산업은 나파밸리보다 역사가 짧다.
1970년대 고든 더트의 실험으로 시작돼 1983년 '소노이타 빈야드'가 설립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25년간 아리조나의 와인 제조업체는 12곳에서 156곳으로 늘었고, 연간 생산량은 70만 갤런을 넘어섰다.
아리조나주 관광청에 따르면 2023년 와인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은 2억 4100만 달러에 달했다.
투산에서 남동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소노이타는 아리조나 와인 산업의 핵심 지역이다.
이 고지대 사막 마을은 아리조나에서 최초로 '미국 공인 포도 재배 지역(AVA)'으로 지정된 세 곳 중 하나다.
AVA는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독특한 토양과 기후, 즉 '테루아'를 연방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해발 4,000~5,000피트에 위치한 이곳의 지형과 기온은 캘리포니아 소노마와 유사하다.
이 지역은 1990년에 설립된 '캘러핸 빈야드'와 1995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도스 카베자스 와인웍스' 같은 선구적인 와이너리들의 본고장이다.
'와인 인수지애스트'는 이들 외에도 친환경 와이너리인 '룬 와인스'와 '로스 밀릭스 빈야드'를 주목했다.
특히 로스 밀릭스의 공동 소유주인 파블 밀릭은 스카츠데일의 유명 레스토랑 'FnB'의 음료 디렉터로 잘 알려져 있다.
잡지는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 시음 외에도 파커 캐년 호수에서 카약을 즐기거나, 인근 파타고니아의 갤러리를 둘러보고, 프롱혼 피자에서 식사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 나파밸리가 가졌던 목가적인 매력이 사라진 지금, 와인과 함께 옛 정취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소노이타는 새로운 목적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