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리조나주 메사시에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장비를 생산하는 첨단 기술장비 제조설비 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10일 월스트릿저널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리조나주 메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운영과 함께 센터에서 사용되는 각종 장비 생산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메사 지역의 이 시설은 애플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인 '사파이어 글라스'를 생산하려고 마련한 장소였다.
메사시는 대외자유무역지대(FTZ)로 인정돼 관세면제 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생산을 책임지던 공급업체가 갑자기 부도를 내면서 일이 꼬였다.
결국 애플은 이 부지를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아이튠스 서비스를 위한 애플 데이터센터를 총괄하고, 각 지역 센터에 공급할 전용 서버를 생산하는 곳으로 바꾸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애플은 문건에서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데이터 센터 캐비넷 완성품등을 만들 것"이라고 썼다.
연방정부의 승인이 떨어진다면 메사에서 만드는 장비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오레곤 등지에서 운영 중인 애플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게 된다.
메사 공장에서 생산되는 데이터 센터 장비는 대량 소비재 물품은 아니고 내부 운영을 위한 것이다.
애플은 신청서에서 "생산된 제품은 최종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위한 것"이라며 "2017년 9월까지 가동할 수 있는 공격적인 생산계획에 맞추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메사의 데이터센터는 애플이 전세계에 소유한 그 어떤 데이터센터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메사의 시설에서 근무할 기술자, 매니저, 엔지니어, 운영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있다.
애플의 이같은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애플 생산시설 미국 이전'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미국 제조업 부흥을 약속하며 "해외에 빼앗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 오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애플을 특정하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아이폰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애플과 같은 미국 기술기업이 국내에서 완제품을 제조하고 조립하는 것은 드물다"며 "애플의 시도는 대량 판매용 소비자 제품이 아니라 내부 운영을 위한 장비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