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간 이어진 폭염으로 사막 식물인 선인장까지 고온을 견디지 못해 죽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CNN 방송과 ABC 투산 지역방송에 따르면 식물 전문가들은 최근 아리조나의 명물로 꼽히는 사와로 선인장이 정상적인 생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닉스에 있는 사막식물원의 과학책임자 킴벌리 맥큐는 이 식물원에 있는 사와로 선인장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안쪽부터 썩어가면서 땅바닥에 쓰러지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맥큐는 기록적인 고온과 몬순의 부재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막식물원은 정기적으로 사와로 선인장의 상태를 평가하는데 맥큐 책임자는 기록적인 기후로 역시 스트레스가 심했던 2020년 이후로 올해 가장 많이 선인장이 죽었다고 전했다.
선인장은 사막의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 필수적인 생명 활동을 하는데, 최근 피닉스에서는 밤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와로가 질식·탈수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선인장은 밤에 기공을 열고 낮 동안 광합성을 하기 위해 받아들인 이산화탄소를 바꾸는 가스 교환을 수행한다.
맥큐는 "사와로가 더위와 건조한 환경에 아름답게 적응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야생에 있는 선인장들보다 피닉스 도시 내에 심어진 선인장들이 열섬 효과로 피해가 더 크다고 그는 전했다.
사와로 선인장은 15m 정도 높이까지 자라며, 평균 수명이 150∼175년으로 알려져 있다.
아리조나-소노라 사막 박물관의 식물학자 에릭 레이크스트로는 "일반적인 몬순의 영향을 받으면 사와로의 생존을 돕는 다른 식물들이 지금쯤 상당히 무성해지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사와로가 성장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정집의 나무들도 고온에 말라죽는 일이 비일비재한 가운데 시들어가는 나무를 살릴 방법을 묻는 전화가 너서리에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닉스 문 밸리 너서리의 한 관계자는 “말라버린 잎은 어쩔 수 없더라도 뿌리가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게 큰 나무들의 줄기에는 테이핑을 해주거나 페인트를 칠해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