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15세 생일을 앞두고 사라진 아리조나주의 10대 소녀가 최근 몬태나주 한 마을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왔다.
당시 소녀는 자신의 침실에 “저는 도망쳤어요. 돌아올 거라 맹세해요. 죄송해요”라고 짧은 메모를 남기고 사라졌다.
최근 언론들에 따르면 2019년 9월 아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실종됐던 14살 소녀 알리시아 나바로가 18살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실종 당시 나바로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고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다.
또 나바로의 부모는 여러 매체를 통해 딸의 인상착의를 알리며 행적을 수소문했다.
어머니 제시카 누네즈는 2020년 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이 사라져 걱정된다”라고 말했으며, 나바로의 실종자 보고서에는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각고의 노력에도 4년간 찾을 수 없었던 나바로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캐나다 국경 인근 몬태나주 아브르시의 작은 경찰서였다.
나바로는 이곳을 직접 찾아 “실종 아동 명단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라고 요청했다.
나바로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실종 아동 명단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했다.
또 나바로는 “부모님이 내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살아 있는지도 모른 채 4년간 교통을 겪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바로는 경찰에 자신의 의지에 반해 감금됐던 것이 아니며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했고, 다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바로는 지난달 25일 캐나다 국경으로부터 64㎞ 떨어진 경찰서에서 어머니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누네스는 돌아온 딸의 소식을 알리며 “중요한 것은 딸이 살아 있다는 것”이라며 “기적은 존재한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리조나주에 살던 14살 소녀가 어떻게 1250마일 가량 떨어진 몬태나주까지 갔는지, 4년간 누구와 어떻게 지냈는지 조사하고 있다.
어머니 누네즈는 게임을 좋아하는 딸이 온라인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유인되어 가출한 것으로 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울증 때문에 일어난 어떤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애가 꾐에 빠졌다고 믿으며, 그애는 모험, 파티 또 아마도 사랑 같은 것을 한다고 생각했다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폐증 스펙트럼을 진단받은 나바로는 실종되기 전 비디오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누네즈에 따르면 딸은 아리조나주에서 처음 ‘장애인 실버 경보’가 발령된 사례였는데 이는 인지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이 실종됐을 때 발령되는 비상 경보다.
일부 매체는 나바로가 '삼촌'이라고 부른 20대 남자와 1년 전부터 몬태나 해버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해 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6일 아브르 경찰서에서 몇 블록 떨어진 아파트에서 한 남성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