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그랜드캐년에 놀러 왔던 13세 소년이 거의 100피트(약 30m)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도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다수의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노스다코타주에 거주하는 와이엇 커프먼 군은 지난 8일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관광명소인 그랜드캐년 노스림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절벽 끝 바위 위에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비켜주려고 하다가 미끄러져 떨어졌다고 한다.
추락 후 구조대원 수십명이 출동했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구조대가 로프를 타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 그를 끌어올린 뒤 헬리콥터에 옮겨 실었다.
구조대원들이 이렇게 커프먼 군을 안전하게 끌어올리는 데는 2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커프먼 군은 병원에서 아리조나 지역방송 KPNX와 가진 인터뷰에서 "추락 이후엔 기억 안 난다"며 "얼마 뒤 정신이 들어 구급차, 헬기, 항공기에 실려 여기에 온 것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척추골 9개와 한쪽 손뼈가 부러지고 비장이 파열됐으며 폐도 손상됐으나 치료를 받고 일단 퇴원한 상태다.
커프먼 가족은 추락의 악몽을 씻어내기 위해 집까지는 도로로 여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노스다코타주 집에 있었던 아버지 브라이언 커프먼 씨는 "모든 이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2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며 "우리 아이를 상자가 아닌 차 조수석에 태우고 올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랜드캐년은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으며, BBC 선정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위에 오른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각종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그랜드캐년의 유리 교량인 스카이워크에서 33세 남성이 추락사 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뉴욕포스트는 "그랜드캐년은 미국에서 가장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국립공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포스트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랜드캐년에서는 2018년부터 지난 2월까지 6명이 사망했고, 최소 56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