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베냐민 젠슨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아리조나주 투산의 퇴역 군용기 보관장에 있는 무기들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16 전투기 지원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당장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공군은 1949년 투산의 데이비스 몬탄 공군기지 곁에 309 AMARG(공군 항공기기 지원복원, 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Group)이라는 시설을 세운다.
노후 전투기 보관소, 지금은 항공기의 무덤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0평방 킬로미터의 광활한 부지에 현재 약 5000여대의 퇴역한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곳에 있는 항공기들 중 70퍼센트는 정비와 수리를 거치면 현역으로 완벽하게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이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유사시 퇴역 군용기들을 직접 전장에 투입하거나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퇴역항공기들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빠르게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베냐민 젠슨 선임연구원의 생각인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는 공중 지원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세한 공군력으로 지뢰밭과 참호선 등 방어선 돌파를 시도하는 우크라이나군을 유린해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조종사와 비행기가 부족한 탓에 대응이 매우 제한적이다.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첨단 공군기 지원을 꺼려왔다.
또한 미국이 지난 5월 승인한 F-16 전투기 지원은 아직 조종사 훈련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이 문제를 보관중인 퇴역 무기들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미국은 투산의 309 AMARG에 대반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자전기와 지상공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레이더와 무선통신을 교란하는 EA-6B 프롤러 전자전기 36대는 퇴역한 지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또 MQ-1 프레데터 무인공격기 50대와 전자전에 사용되는 C-12 휴론 다목적기 40대도 있다.
이 무기를 활용하면 우크라이나 전투기를 추적하는 러시아 레이더망을 교란하고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보호할 수 있다.
공중 정찰 및 전자방해 능력이 있으면 우크라이나군이 통합공격작전을 펴기가 쉬워진다.
또한 309 AMARG에는 A-10 선더볼트 지상공격기들이 있다.
A-10 공격기는 이미 100대 이상 퇴역한 상태며 이번 회계연도 안에 281대가 추가로 퇴역할 예정이다.
A-10은 공중전 능력이 없어 취약하지만 EA-6B 프롤러 전자전기와 함께 투입하면 전황을 뒤집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AH-1 공격헬기(일명 코브라) 140대와 UH-1 다목적 헬기 70대가 있으며 이들은 최근 해병 현대화 과정에서 퇴역한 것들로 대부분 신품들이다.
MQ-1 드론과 함께 투입하면 우크라이나군도 미군처럼 무인-유인 결합전술을 펼 수 있다.
국제전략연구소의 베냐민 젠슨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고문에서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고 하는 마당에 이들 퇴역무기를 보낸다고 러시아와의 확전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그는 보관 중인 무기들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으로선 비용이 훨씬 적게 들며 우크라이나가 이들 무기를 부품용으로 해체하더라도 전투력이 몇 배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