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한인 노인복지회(유영구 회장) 주최 호국보훈의 달 '실버만남'이 6월 26일(일) 오후 4시부터 코리아 태권도 아카데미에서 열렸다.
40명 가까운 노인복지회 회원들이 자리했으며, 모임을 후원한 하사랑교회 김성진 목사의 기도로 행사는 시작됐다.
마성일 수석부회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및 미국 국가 제창,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6.25 노래 제창 등 국민의례가 진행됐다.
유영구 회장은 환영사에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의 말씀 그리고 한국전에 참전했던 아리조나 출신 미군들을 추모하는 주청사 앞 한국종각이 어떻게 설립됐는 지 등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6.25가 왜 일어났는가, 전쟁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알려줘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혁래 한국전 참전용사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전쟁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16살에 징집됐다는 그는 "강원도 횡성전투에서 중공군에게 포로가 됐다. 눈밭에서 자던 동료가 얼어 죽고 걷지 못하는 포로가 대창으로 찔려죽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죽은 미군 시체들이 즐비했던 참혹함을 목격하기도 했다"며 "가까스로 도망쳐 국군과 합류할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얼마 뒤 다시 징집영장을 받고 3년을 더 근무해 결국 2번 복무를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월남참전 전우회 박태영 회원은 대한민국 군인이 월남전에 참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8년 반 참전하는 동안 5000여명 사망, 1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전투수당은 1/3밖에 안 받았다. 나머지 돈은 국가 기간산업과 도로 건설 등에 투입돼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초석이 됐다는 것에 월남참전 전우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주위에 월남참전 전우들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리조나 주청사 앞 웨슬리 볼린 메모리얼 파크 내에 있는 한국종각 설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김명황 회장이 종각 설립의 의미와 진행과정 등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전 당시 해군으로 근무했던 이건형 씨는 북한군이 쏘아대는 포탄을 피해가며 한밤중에 기뢰를 제거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했던 일, 간첩선 색출을 위해 경비를 했던 일, 포격을 당해 구멍이 난 배를 끌고 귀항했던 사건 등을 전하고 해군 역시 육군 못지 않게 어려운 일들을 감당하며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노인복지회 이근영 초대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2대 노인복지회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지만 유능한 유영구 회장이 3대를 맡았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하고 코리아 태권도 아카데미 도장에서 매주 토, 일요일에 바둑교실이 열린다는 점도 공지했다.
한편 노인복지회 측은 행사 때마다 도움을 준 아시아나 마켓 배석준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도병일 은퇴목사의 식사기도 후 참석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만찬을 들며 환담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