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감로사(주지 종화스님)에서 '평화를 노래하다'라는 주제 아래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위령제가 6월 26일(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 그리고 불자 등 30여명 이상이 법당 안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주지 종화스님의 염불에 이어 영가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공연이 진행됐다.
종화스님이 중간중간 공연 내용과 의미에 대해 설명했고, 이를 아리조나주 한인회 배수형 회장이 즉석에서 동시통역했다.
감로사 한국문화센터 강사이기도 한 안순희 무용가가 '살풀이' 춤으로 첫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하얀 소복에 천을 들고 애절한 춤사위를 펼치는 안순희 씨 공연에 참전용사들은 관심어린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이어 안순희 무용가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노래 반주에 맞춰 종이로 만든 돈을 상징하는 '지전춤'을 선보였다.
종화 스님은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길에 필요한 여비를 영가들에게 주고 생전의 고됨을 훌훌 털고 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무대에서는 뉴욕에서 행사를 위해 특별히 아리조나를 방문한 한국전통민요협회 미 동부지부장 김정희 씨 외 KCS 단원 7명이 '본조 아리랑'과 '한 오백년' 노래공연을 선보였다.
감로사 불자이기도 한 유정선 무용가는 참혹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자신이 직접 창작한 '자비춤' 공연으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을 담은 관련 영상이 상영됐고, '영혼을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흰색 옷에 손에 부채를 들고 KCS 단원들이 단체무용을 펼쳤다.
안순희 무용가가 '진도 북춤'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뒤 참전용사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려 박수를 받았다.
이날 위령제는 영가들을 떠나보내는 종화스님의 염불로 마무리 됐다.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절에서 준비한 공양을 함께 들며 담소를 나눴다.
행사 뒤 주지 종화스님은 "감로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가진 한국전 참전용사 위령제라 목이 메일만큼 감동적이었다.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앞으로는 한국전뿐만 아니라 모든 전쟁의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할 생각이다. 그런 아픔을 추모하는 동시에 전쟁 없는 세계평화를 이룩하자는 것이 위령제의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