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협력 강화와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4일 아리조나주를 방문해 우호협력 관계를 새로 구축하고 외국 기업의 경기도 투자를 독려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피닉스시에 있는 아리조나주 통상공사에서 케이티 홉스 주지사를 만나 양 지역 간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아리조나주는 텍사스, 미시간, 캘리포니아에 이어 경기도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은 미국 내 네 번째 주가 됐다.
MOU에 따라 두 지역은 기업교류, 스타트업 및 IT, 첨단산업(전기차·배터리·반도체), 청년, 문화·체육, 기후위기 대응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70여년 전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2만9천명의 용맹한 아리조나인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이들은 '아리조나 라인'이라는 전선을 구축하고 한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용감히 싸웠다"고 경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아리조나 라인이 필요하다. 첨단산업, 반도체, 배터리 업계에서 이번에는 경기도-아리조나 라인을 구축해 나가자. 경기도-아리조나 라인은 공동 번영과 오랜 파트너십의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홉스 주지사는 "오늘 체결식은 양 지역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위해 필요한 혁신과 기술 발전을 해나가겠다는 약속"이라며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및 연구·개발 협력, 혁신 이니셔티브 공유를 통해 각 지역의 경제에 기여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조나주 피닉스, 투산, 글렌데일 등에는 기술 분야 기업들이 모여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배터리 등 혁신클러스터가 구축돼 첨단산업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아리조나는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를 연상시키는 '실리콘 데저트'(silicon desert)로 불리고 있다.
경기도는 아리조나주와의 공통점을 매개로 교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미국 기후동맹(US Climate Alliance)에 속한 아리조나주의 특성상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국제적 협력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MOU 체결식 후 홉스 주지사는 "두 지역 모두 실리콘 데저트와 같은 혁신산업의 중심지"라며 "아리조나는 미국 내 첨단 제조업의 중심지로 반도체 말고도 배터리 산업도 강하고 재생에너지 사업도 전략적으로 육성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아리조나는 실리콘 밸리보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에 하드웨어까지 더해 새로 부상하는 강점과 산업을 실리콘 데저트가 가지고 있다"며 "경기도의 대표적인 제1판교, 제2판교 외에 제3판교 테크노밸리를 개발하고 있는데 실리콘데저트와 더 많은 협력 관계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광역시도 단체장 가운데 피닉스 공식 방문은 김 지사가 처음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로,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홉스 주지사와 서울에서 만나 지역 간 혁신동맹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교류 협력의 첫 사례로 이날 차세대융합기술원과 한양대는 아리조나주립대에 반도체 분야 국제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의향서(LOI)를 전달했다.
의향서에는 반도체 분야 공동 연구개발 과제 발굴,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아리조나주립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부설 연구소(AEP Core)가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피닉스와 인접한 스카츠데일시에 있는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ONSEMI) 본사를 찾아 경기도 중소기업과의 협력과 도내 추가 투자 등을 당부했다.
백악관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했다가 예정보다 50여분 늦게 도착한 하싼 엘 코우리 온세미 회장은 ""잠깐이라도 뵙고 싶어 긴급히 날아왔다"며 "온세미 코리아 투자를 잘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부천에서 만든 비메모리 반도체가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온세미코리아는 한국 반도체 역사의 효시와 같은 곳이고 경기도에도 너무나 중요한 파트너"라며 "적극적인 투자 결정을 부탁드리며 부천시와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세미는 2018년부터 부천에 전력반도체용 실리콘카바이드(SiC) 제조시설을 갖추고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974년 부천에서 창업한 한국반도체의 후신 기업을 2016년 온세미가 인수하며 한국반도체의 역사와 함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천에 세계 최대 차세대 SiC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완공했다.
온세미는 자동차 산업 외에도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그리드, 산업 자동화, 5G,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은 메가트렌드 변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