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라도 오려는지
“씨애틀 날씨는 늘 우울해”라고 중얼거리며
에스프레소 비바체* 카페로 향한다
소이라떼의 달콤한 거품을 입에 물고
노란 수선화가 수줍은 거리를
창밖으로 내다 본다
붐비는 카페 안 겨우 자리를 찾아
노트북을 열고 뉴스를 보니
연어 떼가 예년 보다 일찍 온다는 예보다.
커피잔이 반쯤 비워졌을 무렵
씨애틀 연어를 검색하다 뜻하지 않게
백 년도 훨씬 전에
하얀 사람에게 보냈다는 홍인 추장의 연설문을 접했다
‘우리는 왜 이곳에 왔는가 연어 떼를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올해의 첫 연어 떼가 강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하얀 사람들은 우리에게 땅을 팔라고 한다 그대들의 제안을 고민해 보겠다
하지만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따사로움을 사고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남은 커피를 서둘러 마시고 나는 눈을 자꾸만 깜빡였다
제발 눈물이 흐르지 않길
다행히 창문에 빗방울이 내리친다
그도 나와 같은 홍인이었다
자연을 사랑하던 인디안 추장
이름은 씨애틀*
*씨애틀(Seattle)…미국 Washington 주의 항구 도시
*에스프레소 비바체(Espresso Vivace)…1988년 씨애틀에서 David Schomer라는 사람에 의해 시작된 카페 & 로스터리
*인디안 추장이었던 씨애틀Seattle, Chief(?~1866)인디언추장의 연설문 중 일부
*Seattle (?~1866)…Chief an American In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