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기침 사이로
내 영혼의 낯가림이 빠져 나간다
주변머리 없이 살아온 나
낯선 이방인의 땅에서
물음표로 살았다
낯가림만 키웠고 주춤거리는 사이
세월은 비탈진 언덕처럼 휘어져
가슴에 무늬만 만들었다
푸른 잎처럼 반짝였던 무늬
조각난 무늬
속울음 된 무늬
연초록 꿈의 무늬로 채워진
내 안의 나를
한 순간 마른 기침으로 토해낸다
그래,
산다는 것은
한번쯤 나를 토해 내는 것이다
빗장을 열고 숨을 쉬는 일이다
뒷 마당 한켠 고양이
슬그머니 햇살 안고 묵상 중이다
낯가림을 버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