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나를 변하게 만들었다고 탓을 해보지요
속내는 내 성찰이 부족해 만들어진 것을
조금 덜고파 세월 탓으로 돌렸구려
눈에 티클이 들어가 흐릿해진 세상이라고
귀는 압이 높아져 멀리 들린다고
입은 더위 탓에 입술이 메말라
헛 소리 한다고 돌리며 위안 받으려 하나요
세월은 나이 들어감에
겸손의 행동을 가르쳐주었는데
제 잘난 맛에 세월을 움켜쥐고 살았다고
큰소리치고 파
눈 이 갑질을 하네요
내가 이런 사람이야 너 나 몰라
귀가 갑질하네요
내 말이 맞는데 너는 그것도 몰라
입이 갑질을 하네요
무식과 유식을
잘 남과 못남을
있는 것과 없음을 말하며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그게 갑질 인지 몰랐어요
그런 게 그대를 아프게 하는 줄 몰랐어요
들판에 풀꽃들은 서로를 인정하며
각자의 색깔들을 뽐내며
한철의 삶을 묵묵히 주고 떠나네요
아름다운 눈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을 볼 줄 모른다면
귀로 기쁨의 선율을 들을 줄 모른다면
입으로 사랑의 표현을 할 줄 모른다면
꺾여 버린 나뭇가지의 아픔처럼
남아져있겠죠
미안해요
그대를 아프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