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태를 거부하는 너의 오만이 싫어
모두들 떠나갔다
그래도 마음을 열어
한 웅큼 대지에 잡초를 보듬는 너의 여유로움에
바람도 구름도 푸른 달빛도 그리고 별들도 다시 돌아왔다
하루내내 지평선 너머 가보지못한 땅을 꿈꾸다
또 피빛 노을을 바라보며 가슴아파하다가
마른 이슬에 목을 축이며 늙어간다고
황야여, 누가 너를위해 울어줄 사람 어디 있을까
나는안다 모두가 외면하는 황야는 언제나 외롭다고 흐느낀다는 것을
불모의 대지는 서럽게 운다는 것을
가랑잎같은 인생들이 쓸쓸하다고
어깨를 비비며 함께한다고
여윈 가슴에서 서걱대는 억새풀이
울음을 멈출 수 있을까
울어야한다 초겨울 밤 빗소리처럼
가슴을 치고 저미도록
한 밤 먼 들판을 지나는 바람이
한마리 외로운 여우가 되어 울며달려도
어차피 인생은 홀로 떠나는 긴 여정인 것을
살며시 눈을 감고 뒤돌아보아도
우리가 건넛던 그많은 눈물의 강
그리고 우리가 걸었던 그 많은 이별의 거리는
유유히 흐르는 별들의 강물이 되어
살라도*강변 불모의 대지를 쉼없이 흐른다
*살라도 강은 피닉스를 지나는 솔츠 강의 옛 이름. 스페인 통치시에는 살라도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