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문학
조회 수 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image_readtop_2014_414459_13950146571252067.jpg

 

 

 대통령이 빠질 리 없었다장군도 예외는 아니었고 사장이나 판사는 많았다택시 운전사가 되겠다는 학생은 그가 유일했다아마도 그때가 초등학교 1학년쯤이었을 것이다막 입학한 어린 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선생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지 그냥 지나치는 선생님이 없었다내 담임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어서 맨 앞줄 학생부터 먼 훗날에 바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물었다어린 학생들은 하나같이 입을 크게 벌려 미래의 자신을 또박또박 말했고 선생님은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반복되는 상황은 그 친구에게서 멈춰졌다택시 운전사라는 그 친구의 말에 조용하던 교실이 잠시 어수선해졌다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담임 선생님이 이유를 묻자 교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선생님도 장군이나 판사와는 달리 택시 운전사가 어린 학생의 장래 희망치곤 꽤나 낯설고 흥미로웠던 모양이었다내가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거기까지다그 친구의 대답은 택시 운전사가 되겠다는 희망만큼이나 특이하지 않았는지 지금 내 기억에 없다

 

2004년인가노벨 연구소에서 세계 명작 100을 선정한 적이 있다.  선정된 작품 100개 중에서 유독 1위만 따로 발표했는데 그 이유는 1위 작품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1위 작품을 확인하고는 셰익스피어나 괴테토스토예프스키를 예상한 나로서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는데 따지고 보면 그리 의아해할 일도 아니었다어쩌면 내가 의아해했던 사실이 더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인간의 유형을 들먹일 때 셰익스피어의 햄릿형과 더불어 돈키호테형이 등장하는 것만 봐도 세르반테스의 작품 돈키호테가 인간 사회에 얼마나 많은 의미를 부여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돌격한 돈키호테를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거인이면 사소한 시비라도 피해야함은 코흘리개 아이라도 아는 상식인데 돈키호테의 세계에는 그런 상식이 없디돈키호테는 자신의 세상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살았다오늘날 흘러 넘치는 정보를 쫓아 판박이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의 세상을 환상이라 부르고 그의 행동에는 과대망상증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돈키호테는 죽는다때 이른 죽음이었다돈키호테의 죽음의 시작은 환상이 깨지는 순간부터다돈키호테의 과대망상적 행동을 우려한 동네 사람들은 돈키호테의 환상적 세계를 깨뜨리려고 합심한다동네 사람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고 환상이 깨진 세상에서 돈키호테는 로시난테를 다시 탈 수 없었다풍차로 돌격하는 행동도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다죽어가는 돈키호테만 있을 뿐이었다.

 

돈키호테는 어린 시절의 택시 운전사가 되겠다는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그도 누군가에 의해 그 꿈이 깨어졌을까택시 운전사가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품을 만한 직업은 되지 못한다는 세속적인 현실로 그도 결국은 돌아오게 되었을까돈키호테의 죽음이 안타까운 것은 그가 생애 끝까지 자신의 세상에서 자기 신념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일텐데 내가 김효섭이란 이름도 또렷한 그를 한 번 만나고 싶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택시 운전을 하는 그의 모습을 나는 보고 싶은 것이다돈키호테의 동네 사람들처럼 혹시 그때 킥킥대던 우리가 그의 환상을 깬 것은 아니었는지그것이 나만의 쓸데없는 우려였음을 그를 만나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몇 년전 쓰다만 소설에서의 주인공이 택시 기사다그 친구를 모델로 한 소설이었으므로 당연한 것이었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끝을 맺지 못했다지금그 소설을 마무리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은 그 생각이 자신의 세상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나고 싶다는 심정과 맞물리기 때문일 것이다돈키호테를 죽음으로 몰고간 환상이 깨진 세상은 김효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나의 소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

  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잊혀져 가는 것 -아이린 우

    사라지는 것들은 그리움을 남긴다 초가집 저녁 연기가 그렇고 원두막 물레방아 섶다리가 그렇다 마음까지 밝혀주던 등잔불 엄마 손길에 빛나던 장독대 교실 난로위에 높이 쌓여있던 도시락들 아련히 그리운 풍금소리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사라...
    Date2019.04.30
    Read More
  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깜빡 하는 사이 -박 찬희

    검게 타버린 냄비 주저 앉아 아우성이다 제 때에 눈길 주지 못한 원망을 그을음으로 날 세운다 제 때에 통하지 못한 내 바람도 깜빡하는 사이 축축한 삶의 무게로 침묵 하는 법 익힌다 깍이고 넘어진 시간속에 오고간 말들은 회색 빛으로 깜빡댄다 사시사철 ...
    Date2019.04.21
    Read More
  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가시나들 -소머즈 이윤신

    가시나야 계집애야 아즘씨들 다정히도 불러주네 눈밑 주름 속에 감추어진 세월의 이야기들 꺼집어내며 어제 본 듯 ‘하나도 안 변했네 ‘ 추임새 넣어주고 웃어주는 넉넉한 할미들이 예쁜 단풍잎보다 채색되어가는 머리칼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지...
    Date2019.04.18
    Read More
  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비밀로 한다 해서 죄가 될까요 -최혜령

    적어도 매일 몇 번은 감사하자고 새해 소망을 일기에 적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것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몸 어디가 아파도 며칠 쉬면 회복되는 것 심심하면 전화할 수 있는 벗이 있는 것 가끔 여행이라도 할 수 있는 것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
    Date2019.04.09
    Read More
  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돈키호테의 죽음 -김률

    대통령이 빠질 리 없었다. 장군도 예외는 아니었고 사장이나 판사는 많았다. 택시 운전사가 되겠다는 학생은 그가 유일했다. 아마도 그때가 초등학교 1학년쯤이었을 것이다. 막 입학한 어린 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선생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지 ...
    Date2019.04.02
    Read More
  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회춘 -권준희

    사뿐히 걸어오는 봄기운 알아채고 아지랑이 반가워 몸을 흔든다 안달나서 마중나온 꽃봉오리 간지럽히니 간지러움 못이겨 터트린 꽃들마다 바람난 봄처녀 일세 듬뿍올린 꽃술향기 바람에 흘리고 벌과 나비 유혹하니 너희들이 연애하는 동산엔 생기가 돈다 물...
    Date2019.03.24
    Read More
  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눈을 감으니 -아이린 우

    르누아르 그림(City Dance) 속에서 하얀색 드레스 를 곱게입고 머리에 꽃 장식을 한 내가 춤을 추고 있다 "로마의 휴일" 오드리 햅번이 되어 동전을 던지며 소원도 빌어 보고 흰색 벽에 빠알간 감색 지붕을 한 아름다운 이태리 언덕 마을의 골목길도 거닐고 ...
    Date2019.03.16
    Read More
  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사랑 -이윤신(소모즈)

    순간에서 순간으로 이어짐은 한 호홉 사이에 내 삶이 달려있고 내 사랑이 익어가네 사랑이 멀어짐은 들숨과 날숨이 고르지 못함을 느껴질 때 사랑이 사라지고 있음을 인지하네 난 그대에게 사랑의 에너지였음을 시들어가는 피부의 마른 낙엽 소리에 세상이 사...
    Date2019.03.03
    Read More
  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스쳐가는 모든 것 -최혜령

    사람 바람 웃음 햇빛 인연이란 느낌으로 사랑하는 것도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지나가요 마음속 잡초 뽑아가며 사랑 하나 키워 보지만 자라기도 전에 떡잎에 황이 들어요 삶에서 사랑에서 방황하던 길 바람에 휘청일때 그대 누구 한사람 무턱대고 믿어보세요 ...
    Date2019.02.24
    Read More
  1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겨울 속에 그리운 여름 -권준희

    유리창이 들여보낸 따스한 햇살 아기 담요 만큼 깔여진 곳에 발이 시려우니 그 햇살까지 등에 업고 앉아보았네 구박했던 여름 햇살 살짝 그리워지니 들킨 마음 간사하여 웃고 있구나 뜨거운 태양 하늘에 걸어놓고 곡식마다 알곡 되게 땀 흘렸던 너 그늘조차 ...
    Date2019.02.17
    Read More
  1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새해 맞이 프로젝트 -김률

    세시 반이라는 시각이 우연히 눈이 들어올 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칸트는 매일 그 시각에 읽던 책을 덮고 집을 나섰다. 쾨니히스베르그에 있는 자신의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짧은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습관은 나무 껍질에 글자를 새긴 것과 ...
    Date2019.02.10
    Read More
  1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풍요 -아이린 우

    너무 애쓰지 말자 아직 나누어줄 마음과 사랑이 넉넉한 삶은 풍요롭다 넘처도 더 움켜 쥐고싶고 서로 나눌줄 모르는 사람은 춥고 가난하다 빈과 부는 더 많이 소유한 것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주고 또 주어도 줄 사랑이 넘치는 당신은 이 세상 최고의 갑부다 ...
    Date2019.02.02
    Read More
  1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12월 -박찬희

    해 저물도록 잰 걸음으로 걸어온 시간이었습니다 한해가 잠시 잠깐입니다 문득 뒤돌아본 발자국엔 온갖 기억들이 머물러 있습니다 수많은 헛발질로 살아온 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만 아프게 아프게 꽃으로 피어납니다 세상은 해가 뜨면 거품 많은 세상이었고 ...
    Date2019.01.28
    Read More
  1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옆에 있었는데 -감명옥

    옆에 있었는데. 없네 옆에 있었는데. 더듬어도 없네 옆에 있었는데. 불러도 없네 옆에 있었는데. 돌아봐도 없네 옆에 있었는데. 찾아가도 없네 옆에 있었는데. 이제는 홀로 서있네 옆에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에 있네 옆에 있었는데 이제는 내 추억 속에 있네
    Date2019.01.21
    Read More
  1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새해 -이윤신

    새로운 해가 떠오른데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네요 힘들었을 그네들의 품속에서 외롭지 않게 버틸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지요 보이는 당신이 있기에 눈이 기뻤고 잘 지내었냐는 전화 소리에 귀가 즐거웠고 정성스레 만든 음식 나눔의 손맛에 혀끝이 ...
    Date2019.01.13
    Read More
  1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고향 냄새 -최혜령

    튼실하게 잘 여문 논배미 벼이삭 논두렁 가 코스모스와 정담으로 살랑일 때 여느 집에선 햅쌀밥 짓는 냄새가 구수하다 두어 평 밭떼기 들깨 농사를 두드리는 휘청인 오후 한나절 탁주 한잔 올린 상엔 말랑한 도토리묵에 뿌려진 들기름이 고소하다 검정 고무신...
    Date2019.01.07
    Read More
  1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푸르다 맑다 높다 -박희원

    강아지는 다리 사이의 박스 안에서 조용했다. 피닉스, 이곳으로 이주하는 길이었다. 그때가 언제쯤이었는지 벌써 아득하기만한데 유홀 트럭의 덜컹거림 속에서도 강아지는 줄곧 잠만 잤다. 아들은 6살, 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Date2018.12.23
    Read More
  1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그대 울고 계신가요 -아이린 우

    왜 당신께선 흘러 넘치지 않을 만큼만 울고 계신가요 얼마나 힘드십니까 참을수록 커지는 아픔 입니다 그냥 우세요 의식이 투명해 질때까지 왜 울고 있는지 망연해 질때까지 그리하여 절제된 슬픔에서 자유로워진 투명한 눈으로 희망도 보시고 계속 옆에 서 ...
    Date2018.12.17
    Read More
  1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무상(無常) -한제 안응환

    꽃 피니 바람 멎고 바람 부니 꽃이 지고 지혜의 불꽃 속에 깨달음 건져보니 일체는 영원함 없이 허공 속 구름일세
    Date2018.12.09
    Read More
  2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단풍들다 -박찬희

    책갈피 속 단풍 몇 잎이 가을 바람을 일으킨다 저문 가을 들녘을 헤매였을 향기가 단풍잎 사이에 걸려 한 호흡으로 감싸 안고 있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은 가느다란 떨림으로 전율이 되고 마는데 고국을 떠나오던 날 차창 밖 빗줄기에 시선 두지 못한 아득한 ...
    Date2018.12.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6 Next
/ 16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