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은
그리움을 남긴다
초가집 저녁 연기가 그렇고
원두막
물레방아
섶다리가 그렇다
마음까지 밝혀주던 등잔불
엄마 손길에 빛나던 장독대
교실 난로위에 높이 쌓여있던 도시락들
아련히 그리운 풍금소리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사라져 간다
지금은 가물가물해진 친구들 이름에 겹치지는
해맑은 얼굴들.....
술래잡기 하던 옆집 머슴애
꼴망태 위에
가끔씩 얹혀 있던
예쁜 들꽃다발
혹시
나에게 주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속절없이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픔이
또 하나의 역사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