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생각만큼
잡다하게 채워진 냉장고 속
찬거리 골고루 내어
허기진 마음을 열어
비빔밥을 준비한다
혼자일 수 없어
바람은 바람에 기대어 불어오고
햇살은 햇살에 기대어 내리고
계절은 시간을 기대며 넘나들고
사랑은 그리움을 기대는
봄날 오후
얼키고 섥힌
잔무게를 털고
함께 햇살 담은
매운 고추장의 무게로
함께 참고 견디어낸
참기름 한 방울의 향기로
함께 서로가 서로를 기대어 만든
비빔밥 한 그릇에
허기진 내 한나절이
탱탱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