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타버린 냄비
주저 앉아 아우성이다
제 때에 눈길
주지 못한 원망을
그을음으로 날 세운다
제 때에 통하지 못한
내 바람도 깜빡하는 사이
축축한 삶의 무게로
침묵 하는 법 익힌다
깍이고 넘어진 시간속에
오고간 말들은 회색 빛으로
깜빡댄다
사시사철 햇살 넘나들며
맘 활짝 열어 젖히는
친절한 배고니아 꽃
깜빡하는 사이 한 웅쿰
물 만나 스믈스믈 촛점 잃은
원망의 눈길을 보낸다
나 세상일에 깜빡거리며
서성대는 기억의 비탈길
돌아서며 다 하지 못한
수줍던 말 꺼내어 바람 노래 부른다
참 미한해
참 고마워
그리고 그리고 사랑해
돌아서던 햇살
가던길 멈추고 환한 미소
짓는다
나, 돌아가는 길
깜빡 잊었다